잿더미가 된 '국보 1호'
숭례문 주변이 12일 최대 높이 6m짜리 이중 가림막으로 가려졌다. 서울시는 신속한 조사와 복구, 미관 등을 이유로 13일까지 숭례문 주변에 15m 상당의 이중 가림막을 설치해 인근 고층 건물에 오르지 않고는 숭례문을 볼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림막 설치를 둘러싸고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숭례문의 마지막 흔적을 보기 위해 화재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가림막을 설치하는 것이 신속한 조사와 복구 작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관련 당국이 치부를 가리기 위한 행동"이라며 "폐허가 된 모습 그대로를 공개한 상태에서 사고 조사와 복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숭례문의 처참한 모습을 보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이모(22)씨는 "모든 시민들이 화재 현장을 보고 반성할 수 있도록 이 모습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며 "안 좋은 것은 무조건 가리려고만 드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시민 이모(26·여)씨는 "공개한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복구할 수 있는데 복구를 위해 가림막을 설치한다는 것은 치부를 가리려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자존심이 무너진 것에 분개만 할 게 아니라 아픈 기억을 오래 두고 보면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모(30)씨도 "흉측한 남대문의 모습도 부끄럽지만 우리의 역사인데 잘못을 가린다고 잘못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은 9·11테러 당시 테러 현장을 찾아가 애도할 수 있도록 관람 장소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가림막 설치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국민이 보는 앞에서 숭례문을 복원해야 한다"며 철제 가림막 설치를 중단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네티즌도 가림막 설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디 'dhflanwnd123'는 "이것도 우리의 역사인데 가릴 게 뭐 있느냐"며 "경찰 몇 명만 있고 가림막은 철거해 달라"고 촉구했다.
네티즌 'usa93'도 "가리지 말고 그대로 두어야 후회하고 이번 일을 기회로 반성하게 된다"며 "다른 국보는 불태우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태영 기자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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