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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홍수위 1.18m 높아져 집중호우 땐 ‘물바다’

한겨레 | 입력 2008.01.18 09:01 | 수정 2008.01.21 14:41

 




[한겨레] 한반도 대운하 이래서 안된다 / ② 홍수위험 커진다

'보(선박운항 수심 확보용)' 상류로 올라갈수록 홍수위 크게 상승
평수위도 올라 주변 농경지 '늪' 변할수도
범람방지 제방 높일땐 하천변 성곽처럼


2006년 7월17일 경기 여주 남한강의 수위는 9.91m까지 치솟았다. 다행히 제방이 범람하는 계획홍수위 10.1m까지 한 뼘을 남겨놓고 수위가 떨어졌다. 그 한 주일 동안 충주댐 유역에는 1000년에 한번 올 정도(1000년 빈도)의 폭우가 쏟아졌다.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여주의 홍수위는 지금보다 1.18m나 높아져 이때만큼 집중호우가 내린다면 수도권은 재앙에 빠지게 된다.

■ 홍수위 크게 상승=

경부운하가 하천 바닥을 9m 깊이로 파내 물을 담는 용량이 크게 느는데도 홍수 위험이 생기는 것은 운하에 선박이 다니도록 수심 확보를 위한 보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보면, 한강과 낙동강에 각각 3개, 5개씩 주운보가 신설되고, 4개의 댐과 보는 보강된다. 보는 물을 가두기 때문에 보 하류는 평소보다 수위가 낮아지지만, 물이 모이는 보 상류는 홍수위가 올라간다. 경사가 가파른 상류 쪽으로 갈수록 수위 상승폭도 커진다. (그림)

큰 하천 제방은 대개 홍수위에서 2m 가량의 여유가 있다. 따라서 건설기술연구원 김원 박사팀의 예측대로 홍수위가 3~4m 상승한다면 범람을 막기 위해 그만큼 제방을 높여야 한다.

홍수 예.경보 시스템 손질만 1년

그러나 제방을 높이는 데는 막대한 돈이 든다. 최근의 강화된 기준에 맞춰 제방을 높이려면 신축비용과 거의 같게 든다. 감사원은 ㎞당 제방 신축비를 34억원으로 잡고 있다. 게다가 홍수위 상승의 영향은 본류에 연결된 지류로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지류의 제방도 함께 높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홍수위 상승 구간인 98㎞의 양안과 연계 지천의 제방을 모두 고치려면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환경시스템공학부)는 홍수위 상승 구간을 본류 500㎞, 지천 300㎞로 김원 박사보다 더 많게 보고, 보강 비용을 4조8천억원으로 계산했다. 그는 "마을 하천변에 몇 미터씩 성곽처럼 제방이 들어서는 것을 누가 찬성할 것이며 주민 이주를 둘러싼 갈등은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운하를 건설하면 지난 20년에 걸쳐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선한 5대 강의 홍수 예·경보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손실해야 한다"며 "당장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데 1년 이상 걸려 그 기간에는 홍수 예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반도대운하연구회의 조원철 연세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는 "경부운하로 제방을 몇 개 추가하더라도 기존의 다목적댐처럼 잘 운용한다면 홍수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며 "보 설치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도 국지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 평상시 수위도 상승=

홍수위뿐 아니라 평상시 수위 변화도 큰 문제다. 김원 박사는 남한강의 보 상류 30㎞ 구간에서 최대 7~8m 평수위가 상승하며 보 하류 35㎞ 구간에서 최대 3~4m 평수위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낙동강에서는 대부분의 구간에서 수위가 상승해 보 상류 130㎞ 구간에서 평수위가 7~9m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상시 하천 수위가 상승하면 연결된 지하수위도 함께 상승해, 하천변 농경지가 배수 불량으로 수확이 줄거나 아예 늪지로 바뀌는 사태도 예상된다. 반대로 수위가 내려가는 곳에선 지하수위가 떨어져 지하수 부족과 농사 피해를 보게 된다.

낙동강쪽 며칠마다 준설 할 판

제방의 붕괴 사태도 예측된다. 모래로 제방을 쌓는 낙동강에서 제방 붕괴는 연례행사처럼 벌어진다. 그런데 홍수 때만 물에 잠기던 제방에 평소에도 물이 차오르면 모래 틈에 물이 침투하는 '파이핑 현상' 때문에 물이 넘치지 않아도 제방이 무너지는 일이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하천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평수위의 변화에 따라 수많은 취·배수시설의 이전을 비롯해 하천 정비계획과 수자원 장기종합계획 등 각종 국가 수자원계획의 전면적 수정도 불가피해진다.

■ 운하 수로 유지도 어렵다=

수리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하천 바닥의 99%가 모래인 낙동강 중·하류에서 운하 수로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냈다. 박창근 교수는 "콘크리트로 수로를 모두 감싸지 않으면 홍수 한 번에 수로가 모래로 메워질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낙동강 쪽 운하는 평상시엔 며칠마다 모래 준설을 해야 하고 홍수 땐 한순간에 사라질 '모래성'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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