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대왕함 포신폭발 원인규명 '난망'
포신.포탄 결함여부 제작사와 의견 갈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지난 5월 말 발생한 한국형 구축함(KDX-II) 문무대왕함(4천500t)의 포신 폭발은 포탄의 폭발에 의해 발생했지만 포탄 자체의 결함 때문인지, 포신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이 최근 해군으로부터 받아 21일 공개한 문무대왕함 포신폭발 사고원인에 대한 중간 분석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해군과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은 모두 포신 폭발사고가 사출탄(포탄)이 포신 내에서 폭발하면서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포탄이 자체 결함으로 폭발했는지, 포신에 문제가 있어서 폭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해군 등 관련기관과 제조사 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포탄(127㎜)을 제조한 이탈리아 시멜(SIMMEL)사는 "탄약 설계 및 제조상의 결함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포탄 밑부분에 녹이 발생해 비정상적인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포탄 설계 및 제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관리 잘못으로 포탄에 녹이 슬어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해군은 "사고시 사용한 포탄은 녹이 슬지 않았을 뿐 아니라 포탄 밑부분의 녹이 중대한 결점이라고 명시된 교범이나 규격서는 없으며 녹 발생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해군은 특히 "탄약 밑부분의 녹으로 인해 폭발사고가 일어났다면 이는 제작사의 설계상 결함"이라고 주장했다.
기품원도 "모든 탄약 규격서에는 탄약의 녹은 경미한 결점으로 명시돼 있고 제작사의 어떤 기술자료에도 포탄의 녹 발생이 중대한 결점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고 같은 해석을 내놨다.
포신 결함 여부와 관련, 제작사인 미국 BAE사 등은 포신의 설계와 제조 등에서 아무런 결함이나 하자가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기품원도 폭발을 유발할 수 있는 7개 항목에 대해 잔여 포신을 정밀히 분석한 결과,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결함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기품원은 그러나 폭발사고로 소실된 45㎝ 가량의 포신에 대한 정밀 분석을 할 수 없어 소실된 포신의 결함 여부와 사고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포신의 결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군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제3의 기관에 정확한 사고원인의 분석을 의뢰, 사고 원인 분석결과에 따라 함포 및 탄약 제작사로부터 피해보상을 받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해군은 지난 6월 약 8억원을 들여 파괴된 포신을 새 포신으로 교체, 현재 문무대왕함을 정상 운용중이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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