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 강정마을, "해군기지 유치" ..해군지기 '분수령'

2007. 4. 2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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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격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새로 유치전에 뛰어들어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에따라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종전 후보지로 거론됐던 3개 마을외에 강정마을이 가세, 말 그대로 '중대고비'를 맞고 있는 셈이다.

기존 후보지로 거론돼 온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1리와 위미 2리 및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 지역의 경우 주민들의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점과 달리 강정마을은 주민총회를 열어 마을이장과 잠수회원들까지 '적극유치' 결의를 대외에 발표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새로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정해안은 이미 후보지로 거론돼 온 위미1.2리와 화순해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형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번 강정마을 주민들의 유치입장 표명에 대한 제주도와 해군의 반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주민들, "정부지원약속 100% 신뢰...후보지로 결정해 달라"

강정마을 회장 등 마을대표를 포함한 이 지역주민 30명은 이날 오전 제주도지사와의 간담회에 이어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기지 유치입장을 공식으로 밝혔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최근 제주사회는 해군기지 유치문제로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다"며 "제주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강정지역과 제주도의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해군지기를 유치하기로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어 "강정마을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지역투자계획을 100% 신뢰한다"며 "한.미 FTA때문에 나날이 기울어 져 가는 산남지역 미래가 불투명한 가운데 해군기지를 반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에따라 해군기지 유치후보지 결정을 위한 제주도의 여론조사 철회와 함께 여론조사가 불가피 하다면 읍면단위 여론이 아닌 해당지역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를 요청했다.

▲제주지사, "신속하게 '제주도 방침' 결정"...즉답 유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강정마을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신속하게 제주도의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강정마을 주민 30명과 간담회 직후 이같은 자신의 입장을 밝혀 제주도가 기존 3개 마을외에 강정마을까지 '해군기지 후보지 대상'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김 지사는 이날 강정마을 주민과의 간담회에서 "어제(26)야 강정마을 주민들이 해군기지 유치를 결의했다는 보고를 접해 도의 입장을 결정하지 못했다. 시간을 조금 달라"며 "(강정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면밀하게 검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해군기지에 대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며, 정말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읽겠다"면서 "강정마을 주민들의 유치결정이 이제야 나온 사안이이어서 다각적으로, 종합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

제주 서귀포시 서쪽 해안변에 위치한 강정마을은 맑고 깨끗한 물을 이용, 과거에는 논농사에서 생산된 쌀을 임금께 진상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이 마을은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강정천과 악근천을 끼고 있으며 지금도 강정천에서는 맑은 물에만 산다는 은어가 서식, 해마다 은어축제가 열리고 있다.

강정마을은 서귀포시 대천동에 소속한 법정마을 가운데 한 곳이다.

대천동에는 1통부터 7통까지 자연마을을 가지고 있는데 전체 동민은 2460가구 7000명이다.

대천동은 서귀포시 신시가지(5~7통)을 비롯해 2통인 용흥마을 등도 포함하고 있다.

해군기지 유치를 신청한 강정마을은 대천통 제1통으로 해안변을 끼고 있다.

680가구에 주민은 1900명에 이르고 있으며 해녀는 98명으로 집계됐다.

해군기지가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강정포구 동쪽(강정천 하류) 해안으로 해군은 이 곳에 대한 기초조사를 이미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연말부터 해군기지 유치문제를 간헐적으로 논의해 온 강정마을은 1개월전부터 마을회와 어촌계 등 마을내 자생단체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모은 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사진 있음>

정흥남기자 jungh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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