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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적 누구냐” 등 司試 면접 ‘사상검증’ 논란

경향신문 | 입력 2006.11.28 07:36

 




올해 사법시험 3차 시험(면접)에서 면접관이 응시생을 상대로 사실상 사상검증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면접관들은 응시생을 상대로 북핵, 국가보안법 존폐, 금강산관광 존속 여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질문을 한 뒤 소신 발언을 한 일부 응시생은 심층면접 대상자로 분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 시험은 10명의 응시자가 토론을 벌이는 '집단면접'과 응시생 1명이 3명의 면접관에게 평가를 받는 '개별면접'으로 진행됐다. 이중 부적격자로 지목된 응시생들은 따로 남아 5명의 면접관으로부터 30분~1시간 가량 심층면접을 받았다. 면접위원은 현직 판사·검사·변호사·법학 교수 등 65명으로 구성됐다.

한 응시생은 27일 면접관으로부터 '북핵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김정일 정권이 쉽게 핵을 한반도에서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가 심층면접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심층면접에서도 양심의 자유를 택했다"면서 "두려운 마음이 있으나 떨어져도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사시 합격자들이 모이는 인터넷 게시판에 '객기'라는 아이디로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다른 응시생은 집단토론에서 인터넷 실명제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개별면접에서 면접관으로부터 "로그인을 의무화해서 국가가 개입하는게 전혀 필요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가 "형법은 최후의 방법으로 보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다른 면접관이 "그럼 자네는 국보법 페지에 찬성하겠구만"이라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순간 당황스러워하자 "본인 생각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금강산 관광 존속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가 "그럼 그걸로 혜택을 받는 계층이 누구냐"는 등 계속되는 공격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체제 전복은 막아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더니 "그럼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냐"는 물음이 돌아왔고 순간 잘못 걸렸다는 생각에 "북한"이라고 대답했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한미자유협정(FTA), 반미정서, 효순이와 미선이 사건 등에 대한 민감한 입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고 한다.

면접을 치른 응시생들은 "이런 질문들로 법조인 자질을 평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양심의 자유에 반하는 준법서약서를 쓰는 분위기였다"고 반발했다. 한 응시생은 "개별면접을 마치고 나오며 심층면접에 대한 두려움과 비겁함에 대한 자책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21~24일 사시 2차 합격자 1,002명에 대해 3차 면접을 치른 결과 '부적격자' 26명을 선정, 심층면접을 가졌다고 밝혔다. 심층면접은 올해 처음 실시된 제도다. 법무부는 과거와 달리 심층면접자 중에서 다수의 탈락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면접시 질문은 5개 정도 면접관에게 참고로 제공할 뿐 전적으로 면접위원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사상검증 논란에 대해서는 "일부를 확대하거나 변질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접의 고려요소는 ▲국가관 및 사명감 ▲전문지식과 응용능력 ▲의사발표력·정확성·논리성 ▲예의·품행·성실성 ▲창의성·의지력·발전 가능성 등 5가지라고 밝혔다.

〈조현철·김동은·이인숙기자 cho197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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