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양양 양수발전소 10년만에 준공

2006. 9. 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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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양수발전소 기준)를 자랑하는 강원 양양 양수(揚水)발전소가 오는 12일 준공식을 갖는다. 1996년 9월 첫 삽을 뜬 지 10년 만이다.

양수발전소는 밤이나 휴일 등 전력 소비가 적은 때의 여유 전력으로 하부 저수지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수요가 많을 때 저장된 물을 낙하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국내에는 양양 양수발전소를 포함해 모두 7개가 있다.

어도(魚道)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발전소를 지향한다는 양수발전소를 준공식에 앞서 지난 8일 미리 가보았다.

강원 양양읍에서 차를 타고 구룡령 자락으로 20분가량 달려 양양군 서면 영덕리에 들어서니 양양 양수발전소 건물과 하부댐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발전소 공사관리팀 손병관(40) 공정과장의 안내를 받아 9324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양수발전소의 위용을 둘러보았다.

손 과장은 "양수발전소는 가동을 시작한 지 3분 이내면 최고 출력을 낼 수 있어 원전(24시간)이나 복합화력(3시간), 가스터빈(30분) 등에 비해 기동성이 뛰어나고 물의 양으로 출력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양양 양수발전소 건립으로 강원지역 등에 좋은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원자력 등 대용량발전소 정지시 급전이 가능해 전력계통의 신뢰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하부댐 낙차만 819m=국내에서 7번째로 건립된 양양 양수발전소가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상·하부댐 간 낙차다. 남대천 상류 후천에 건설된 하부댐은 해발 121.5m로 총 저수량은 922만2000㎥이다. 이곳에서 차를 타고 25분 정도 비포장길을 달리면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자리한 상부댐이 나온다. 해발 937m에 위치한 상부댐의 저수량은 493만2000㎥. 상·하부댐 저수지는 지역명을 따 각각 '영덕호'와 '진동호'로 불린다고 손 과장은 전했다. 그는 "양수발전은 상·하부댐 사이 낙차가 클수록 발전 용량이 커지는데, 양양 양수발전소 상·하부댐 간 낙차는 819m에 달해 낙차로만 보면 아시아 1위, 세계 14위"라며 "양수발전소 입지로는 국내에서 이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에서 낙차가 가장 크다는 '양쭈오용'과 '가나가와' 양수발전소 낙차도 각각 770m와 653m 불과하다는 것.

또 상·하부댐 사이에는 767m의 국내 최장 수직터널을 비롯해 물을 통과시키기 위한 지름 6.4m, 길이 6㎞의 수로터널이 개설됐다. 발전소에는 이 수로터널을 포함해 지하발전소 진입로와 작업터널 등 총 16㎞의 터널이 있는데 15t 트럭 14만대 분량의 바위와 흙을 파냈다고 한다.

◇양양군 서면 영덕리에 있는 하부댐(영덕호) 전경. 댐 아래 오른쪽 측면에 보이는 계단형 구조물이 어도 진입로이다.중부발전 제공

◆49.5m짜리 어도 등 친환경에도 신경=손 과장은 이어 하부댐 아래 설치된 어도를 가리키며 환경친화적인 발전소가 되도록 다각도로 힘썼다고 말했다. 생태계 보전을 위해 어류이동용으로 설치한 어도는 국내 대형 댐 가운데 처음 설치됐다. 물고기가 상류 쪽으로 헤엄치는 특성을 이용, 댐 아래 천에 있는 물고기들이 49.5m 높이에 있는 하부댐 저수지로 넘나들게 한 것이다. 계단식 어도를 따라 댐 아래 풀(Pool)에 고기가 모이면 수문을 닫고 풀과 연결된 배관에 물을 채운 뒤, 배관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물고기도 떠올라 댐으로 올라가는 식이다. 손 과장은 "댐 상·하부 풀에 관망창을 설치해 물고기가 이동하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되면 관광상품으로도 손색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상부댐 주변은 연 평균 풍속이 초당 8m에 달할 정도로 친환경적에너지인 풍력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점을 이용, 3000㎾ 용량의 풍력발전기 2대를 설치했다. 하부댐 측면에는 남는 물을 활용한 140㎾ 용량의 소(小)수력발전소를 세웠다.

◆15층 아파트 2동 크기의 지하발전소=하부댐을 벗어나 발전소 본관 옆 산 속에 지어진 지하발전소로 향했다. 수로터널과 같은 지름 6.4m의 터널을 1.9㎞ 정도 들어가자 거대한 철제 셔터가 내려져 있었다. 쪽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다란 지하 동공(洞空)이 나왔다. "발전소와 변압실이 있는 곳입니다. 지하 700m 지점으로 길이 120m, 폭 20m, 높이 42.3m로 15층 규모 아파트 두 동이 들어설 수 있는 규모지요." 손 과장의 설명보다 더 커보였다. 발전소에는 25만㎾ 용량의 발전기 4대가 설치돼 모두 가동하면 100만㎾의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는 소양댐(20만㎾)의 다섯 배, 원자력발전소 1기와 같은 설비용량이며, 무주(60만㎾), 산청(70만㎾), 예천(80만㎾) 등 국내 양수발전소 중 가장 큰 용량이다.

양양=이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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