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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막힌 ''인면수심''…목사가 며느리·장애인 성폭행

세계일보 | 입력 2006.05.23 19:20

 




자기 며느리를 비롯해 여성장애인을 수십차례 성폭행하고, 장애인에게 강제로 약을 먹여 숨지게 하는 등 상상도 못할 학대를 저질러온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시설 내 여성장애인이 성폭행을 동반한 학대에 항상 노출돼 있다면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은 23일 장애인 시설 수용자들을 감금, 성폭행하고 정신병을 치료한다며 약을 먹여 6명을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으로 목사 정모(67)씨를 구속하고 임모(48)씨 등 5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2년 4월 경기 김포시에 '기도원'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 수용시설을 개설하면서 장애인 유모(33·여)씨를 장애를 지닌 자기 아들과 결혼시키는 등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정씨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시작됐다. 정씨는 2004년 초부터 며느리 유씨를 포함해 여성장애인 3명을 7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이 과정에서 유씨가 임신할 것을 우려해 인공 피임수술까지 시켰다. 말을 듣지 않는 시설 수용자에게는 다량 복용 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항정신병치료제'를 강제로 복용시켜 6명을 숨지게 했다.

정씨는 또 시설 운영에 이의를 제기하는 수용자는 개줄로 손발을 묶어 좁은 방에 가둬 굶기고 폭행하는 한편 수용자 개인정보를 유흥업소 사업자 등에게 빌려 주고 2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정부보조금과 후원금을 포함해 4억8000여만원을 받았으면서도 수용자에게는 인근 중학교나 푸드뱅크에서 얻어온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현지조사에 동행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정씨가 시설 수용자를 사유물처럼 마음대로 부리고 학대하고 있었다"며 "일부 수용자는 고통에 못 이겨 탈출을 시도했지만 외진 곳에 있어 곧 붙잡혔다"고 말했다.

시설 내 여성 장애인에 대한 성폭행 등 인권 유린행위는 최근 크게 늘었으나 여전히 이들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따르면 여성장애인의 성폭력 상담은 2001년 1033건에서 2002년 1873건, 2003년 1759건, 2004년 3242건, 2005년 4106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를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가 이뤄진 건수는 2005년 189건에 그치고 있다.

상담소 신희원 소장은 "폐쇄적인 장애인 시설에서 학대가 자주 발생하지만 피해자가 억압된 탓에 체념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할 행정기관이 정기적으로 시설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사건 발생 시 신속히 피해자를 안전하게 분리조치하고 치유하도록 사회·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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