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끝난 카페서 '빈집살이' 하던 30대 붙잡혀

2006. 3. 2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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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1살 최아무개(31)씨. 손님인 척 카페에 들어간다. 카페 어딘가에 몸을 숨긴다. 직원들은 알지 못한 채 퇴근한다. 다음날 문이 열릴 때까지 카페는 최씨만의 공간이다. 음식은 물론 담배와 술이 있고, 잠잘 수 있는 소파도 있다. 최씨는 미소를 흘리며 읊조린다. "천국이 따로 없군."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강남 일대의 카페 세곳에 침입해 11차례에 걸쳐 2500만원 상당의 양주, 현금 등을 훔친 혐의(절도 등)로 노숙인 최씨를 19일 붙잡았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날 저녁 8시50분께 서울 역삼동의 한 카페 계단 밑 냉장고 뒤에 숨어 있다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 업소에 들어간 지 꼭 하루 만이다.

오후 영업 시간에 맞춰 출근한 카페 주인 이아무개(49)씨가 카페가 한나절 사이 지저분해진 것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을 조사하다 미처 가게를 빠져나가지 못한 최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최씨가 지난해 9월부터 11차례에 걸쳐 이렇게 먹고 잤다"며 "음식 쓰레기나 담뱃재만 남기지 않았어도 영영 잡히지 않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 청년이 남의 빈집을 찾아다니며 생활을 이어간다는 내용을 고갱이로 한 영화 <빈집>(김기덕 감독)이 실화가 될 뻔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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