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치아건강 ''썩었다''
세계일보국민의 치아가 썩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 1인당 충치가 생긴 영구치아 수는 세계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치석 등 치아 주위 조직에 이상이 생기는 치주질환 유병률은 이미 90%를 넘어섰다. 치과 질환 진료비도 연간 3조∼4조원에 이르는 등 국민 구강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충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수돗물에 절대 부족한 불소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주는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치 세계 평균의 두 배=1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세계 128개국 어린이들의 영구치아 충치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1인 평균 1972년 0.6개에서 2003년 3.3개로 5.5배 증가했다. 이는 세계 평균(1.6개)보다 2배, 호주·네덜란드(0.8개), 영국·덴마크·스위스(0.9개) 등에 비해 3.6∼4.1배 많은 것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2.4개)보다도 1.4배 많다.
5세와 12세 어린이의 젖니·영구치 충치 유병률은 각각 49.9%, 49.8%였고, 치주질환 유병률 또한 35∼44세 86.5%, 65∼74세 92.1%로 나이가 들수록 높다. 65세 이상 노인의 자연치아 수는 95년 16.9개에서 2000년 16.3개, 2003년 12.1개로 급격히 감소했다.
◆치과 질환 진료비 폭증=국민의 치아가 썩어 가면서 충치 등의 진료에 따른 치료비는 각종 질환 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4년 건강보험에서 지급된 10대 다(多)빈도 질환 현황에 따르면 치수·치근단 주위 질환이 1143만1000건(진료비 4241억원)으로 4위이다. 1위는 고혈압으로 1942만7000건(진료비 3048억원)이었다.
치수·치근단 주위 질환이란 치아의 혈관·신경·결합 조직을 포함하고 있는 치수의 염증 등을 말한다. 충치 질환은 799만1000건(진료비 2466억원)으로 7위, 잇몸병 및 치주질환은 737만7000건(1888억원)으로 9위이다. 이에 따른 국민 의료비도 늘어 2004년의 경우 치과 질환 진료비로 건보에서 9856억원이 지출돼 전체 건강보험 급여비(16조1311억원)의 4.6%를 차지했다.
2000년에는 5299억원, 2002년에는 6607억원이었다. 하지만 건보가 적용되지 않는 보철비용 등을 포함하면 연간 치과 질환 진료비는 3조∼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대책은 없나=전문가들은 충치 등 치과 질환 예방으로 무엇보다 올바른 칫솔질과 식생활습관 개선, 불소 이용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1999년부터 전국 578개 정수장 중 26개 정수장에서 수돗물의 불소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사업을 실시 중이다.
지난해 수돗물에 불소를 넣고 있는 울산과 그렇지 않은 서울·부산 아동들의 충치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울산 아동들의 충치 발생률이 현저히 낮았다. 울산의 3세 아동은 부산의 3세 아동에 비해 충치가 43.5% 적었고, 4세 아동은 36.2%, 5세 아동은 34% 적었다.
복지부는 이 같은 결과 등을 토대로 불소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불소가 암과 갑상선 질환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복지부 측은 "우리나라는 수돗물에 불소를 0.8㎎/ℓ만 넣는 등 함유량이 적어 질병 발생 가능성이 없고, WHO에서도 이를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준식 기자 mjsik@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