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라이팬·1회용 용기 '코팅제 원료' 제조금지 요청.. 우리는?

입력 2006. 1. 27. 13:16 수정 2006. 1. 2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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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프라이팬 등의 코팅제로 쓰이는 테플론의 원료인 퍼플루오로옥탄산염(PFOA:perfluorooctanoic acid)의 제조 금지를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제조회사에 요청해, 우리나라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환경보호국은 듀폰을 포함한 종합화학회사들에 2015년까지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의 제조 금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조처는 그동안 환경단체와 화학회사들 사이에 진행돼온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의 인체 유해성 논쟁에서 환경단체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같은 논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물질은 동물실험에서 새끼 쥐의 기형을 유발하며 간 독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오염 경로나 인체 유해성 여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수전 헤이즌 환경보호국 부국장 대행은 25일 기자들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3M과 듀폰 등 전세계 8개 화학회사에 대해 우선 2010년까지 이 물질의 사용을 95%까지 줄일 것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듀폰은 이미 이 요청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머지 회사들은 3월1일까지 답변해야 한다.

환경보호국은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의 인체유해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중이며, 이 결과에 따라 이 물질을 독성배출물질로 규제할 방침이라고 이 기구 관계자가 밝혔다.

국내에서도 몇 년 전부터 소비자 및 환경단체 등에서 프라이팬의 테플론 코팅에서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이 방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곽인신 식품의약품안전청 용기포장팀 연구관은 "인체에서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어떤 경로로 인체에 축적됐는지는 규명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일단 테플론 코팅 프라이팬을 가열할 때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이 방출될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조건으로 검사를 했으나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은 팝콘 등 즉석식품이나 일회용 음식 용기와 반도체 생산 공정 등 산업 현장에서도 많이 쓰고 있다. 특히 일회용 용기는 가열하지 않고 사용해 이 유해 물질이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한국인의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의 혈중 잔류 농도도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대구가톨릭의대 양재호 교수가 미국 뉴욕대와 공동으로 세계 9개 나라 12개 지역주민의 혈중 퍼플루오로옥탄산염의 혈중 잔류농도를 조사한 결과, 대구 부근 시민에게서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2004년 7월 발표한 바 있다. 양 교수의 조사를 보면, 대구 부근에 사는 여성의 이 물질 잔류농도는 평균 88.1ppb로 외국의 3~30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26일 "올해 중 구체적인 사용 실태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기자, 뉴욕/블룸버그 연합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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