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검색
뉴스

크게작게메일로보내기인쇄하기스크랩하기고객센터 문의하기


  • 굴림
  • 돋음
  • 바탕
  • 맑은고딕

윈도 Vista 또는 윈도우에 폰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오산 세교지구 철거민 농성 경찰 “이번주중 강제진압”

국민일보 | 입력 2005.06.08 09:21

 




이주자 택지 보상을 요구하며 54일간 계속된 경기 오산 철거민 농성이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식기와 빨래감을 만지던 손에 골프공과 벽돌을 쥔 주민,봉쇄작전을 고수하다 막판 물리력을 동원한 경찰,택지개발 사업에 공권력 투입의 선례를 남긴 대한주택공사 3자 모두 피했어야 할 선택으로 평가된다. ◇강제해산 작전=8일 오전 10시 오산시 수청동 우성그린빌라 옥상. 경찰력 투입 결정을 통보받은 철거민 10여명은 1층 출입구 주변에 불을 지르며 경찰의 접근에 격렬히 저항했다. 액화석유가스(LPG)통과 시너,골프공 발사대 등으로 무장하고 15?V 높이의 망루에서 경찰의 움직임에 민감히 반응하던 철거민들은 400t급 대형크레인 2대의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서 당황하기 시작했다. 갈고리를 매단 크레인을 이용해 망루를 지탱하고 있던 쇠줄을 끊고 경찰특공대원 20여명이 탑승한 컨테이너 박스가 공중으로 접근하자 철거민들은 긴 쇠파이프로 컨테이너 박스를 밀어냈지만 2명이 옥상 바닥으로 떨어져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오후 1시쯤 "2차 공중침투작전"이 시작됐다. 경찰특공대원 40여명이 컨테이너 박스 2대에 나눠탄 채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옥상에 착륙했다. 10여명의 철거민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했지만 컨테이너 박스 창문과 바닥에 뚫린 구멍으로 쏘아대는 최루액과 연막탄의 기세에 눌려 5분 가량만에 제압당했다. 옥상 진압을 확인한 경찰은 1층 현관을 통해 진입,농성가담자 29명 전원을 긴급체포했다. 54일간의 농성으로 탈진 증세를 호소하는 일부 철거민을 제외하고 농성자의 건강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예정지역인 세교택지개발지구 내에 거주하던 철거민 대표 김모(41)씨 등 11명과 이들의 시위를 도와온 전국철거민연합 회원 18명 등 29명은 철거용역직원 사망 사고 경위와 현주 건조물 방화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남은 불씨=경찰은 이번 작전이 지난 4월16일 철거민과 주공의 첫 무력 충돌 당시 20대 철거용역직원이 사망한 데 따른 농성 가담자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철거민의 자수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작전시간을 1시간 연기하는 등 강제진압을 피하려 했다"며 "신원이 확인된 16명에 대한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돼 경찰력 투입을 미룰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고 이틀후 농성자 가운데 성모(39)씨가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 경찰에 자수한 터라 강제진압 부분에 대한 비난의 여지가 남게 됐다. 그동안 10여 차례 진행된 주공과 철거민측 사이 협상도 보상 수준을 둘러싼 입장차를 끝내 좁히지 못해 한계를 드러냈다. 철거민 대표 김씨는 진압작전 개시 직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여기서 물러나면 갈 곳이 없다"며 "어제 오후 4시쯤 주공측과 재협상에 나서는 등 그동안 대화의 창을 열어왔는데 갑작스런 강제진압 결정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점거농성에 나선 철거민비상대책위 관계자는 "강제진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당국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들의 신병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항의 농성과 추가 농성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혀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오산=김도영 정동권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