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 등원 첫 날, 의원들의 출근 모습은..

2004. 5. 29.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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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의준 기자]온 국민의 관심과 애증의 대상이었던 16대 국회가 끝났다.

30일은 17대 국회의 법정임기 시작일이다. 더불어 6월 5일 본회의, 7일 개원식 등 본격적인 국회 활동이 이어진다.

이번 국회는 흔히 말하는 "상생의 정치"를 펼칠 수 있을까? 국민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지켜보고 있다.

새로운 국회의 모습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려보고 싶다. 하나는 겉모습으로 국회 첫 날 의원들의 복장과 차량, 언행이 될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용으로 개개인의 의정 활동과 정당간 대화와 타협의 모습이다.

벌써부터 17대 국회개원에 따른 의원들의 출근 모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복장이다. 가장 최근에 국회에서 복장 문제로 논란이 된 것은 16대 국회에서 유시민 의원이다. 티셔츠에 면바지와 재킷 차림으로 등원해 "국회 모독"의 비난을 받고, 결국에는 정장차림으로 바꾸는 해프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더 이상 정장차림이나 넥타이 논쟁은 없을 것 같다.

이미 민주노동당에서는 평상복으로 등원하겠다는 의원이 여러 명이 있었고, 좀더 예의(?)를 차린다면 개량한복 차림의 국회의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재확인시키듯 최근 한 여성지에서는 17대 국회 초선의원 13명을 모델로하여 재활용 의상과 평상복을 선보였다. 벌써부터 국회의원들의 등원 모습을 짐작케하고 있다.

작은 것에서 신선한 새 출발의 모습을 이탈리아에서 포르노 배우로 국회의원이 된 치치올리나는 반나체로 유세를 하여 당선되었다. 그녀는 의회에 출근할 때 가슴을 드러낸 복장으로 다시 한번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년에는 일본에서 프로레슬러 출신 지방의원인 사스케가 복면을 쓰고 등장해 복면금지규칙개정안을 놓고 투표까지 하는 소란 끝에 "복면 등원"이 허용됐다.

외국의 사례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튀는 색의 양복이나 구두, 독특한 모양의 넥타이를 매고 나온 정치인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에 한복에 고무신을 신거나 캐주얼 또는 작업복 차림이나 색다른 머리스타일로 등원한다해도 과거와 같이 국회 권위의 실추니 모독이니 하는 논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출근 차량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돈있고, 많이 배우고 힘있는 사람들의 "출세의 확대 재생산" 자리였다. 이를 감안하면 검은색의 국산 또는 외산고급승용차가 일반화되어 있는게 사실이다.

대부분 의원들은 검은색 고급승용차 행렬을 이을 것이고, 일부 개혁적인 의원들은 중형차에 약간은 밝은색 차량으로 그리고 민주노동당의 의원들은 중고차나 소형차를 타고 등원하게 될 것이다.

민노당의 경우 차량 없는 의원들의 고민을 해결하려면 단체로 셔틀버스를 타고 국회에 들어 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어쨌든 달라진 모습이 예상된다.

선진국의 경우는 자전거가 지하철, 버스나 택시를 타고 등원하는 의원의 모습을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의원 개개인에게 매월 116만원정도(차량유지비 약 36만원, 유류비 80만원)의 차량운영비가 지급되므로 승용차를 타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생활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 좀...중요한 것은 이들의 옷차림이나 차량 등 표면적인 것으로 그들을 평가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두운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고급차를 타기보다 평상복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서민생활을 접하는 노력을 보여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마을버스나 지하철에서 민생의 실체를 발견하고 실질적인 정책적 문제를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선 국민들이 좋아할 것이다. 편한 대화 속에서 국민은 의원을 이해하게 되고 오히려 의정에 바쁘니 승용차를 타라고 그래서 시간과 노력을 아끼라고 먼저 권하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것은 과연 새로운 의정활동의 모습을 보여줄 것 인가이다. 16대 국회는 초라한 모습으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반목과 갈등이 대통령탄핵으로 이어져 국민에게 많은 우려와 고통을 안겨주었다. 다행히도 4・15선거결과는 여야 모두에게 "앞으로 잘해보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새로운 국회에서는 제발 고함 지르고 집어던지고 퇴장하는 등의 극한적 행동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타협하고 법과 이치에 따르는 것은 기본 아닌가? 여야 대립의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서로 지나치게 상대방만을 마주보기 때문이다.

이제 여당이나 야당이나 상대방만을 보고 정치를 하지 말고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한다.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것은 국민에게 물어보는 즉 여론을 따르는 방식을 택해야할 것이다. 또 하나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지역을 대변하는 의정은 자칫 지역발전보다 지역주의를 재조장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사회각층의 요구를 수렴했으면 한다.

계층과 연령과 성별과 출신을 골고루 어우를 수 있는 다양한 의정활동만이 사회안정과 국민통합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과거방식으로 국회의원의 권위를 내세우며 "그들만의 정치"를 추구했던 부끄러운 국회사를 새롭게 써야한다.

웃으며 악수하는 여야의 모습으로 시작해서 "국민의 입맛"에 맞는 17대 정치를 펼쳐주길 바란다. 제발 정치 눈 높이를 국민의 생활과 요구에 맞춰 달라는 말이다. /이의준 기자 (yesnfine@naver.com)<hr noshade color=#FF9900>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이의준 기자는 중소기업문제와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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