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서울 불바다' 발언의 진실은?

홍성식 2003. 1. 26.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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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교육대, 우익테러단, 북파공작원, 제주 4.3항쟁, 김일성의 항일투쟁 등 한국역사의 금기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숨어있는 진실’을 파헤쳐 온 MBC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2003년을 맞아 다시금 기지개를 켠다.

올해 첫 방송은 1월26일 밤 11시30분에 시청자와 만날 ‘한반도 전쟁위기 1994&#8228;2003’. 최근 북한의 NPT(핵확산금지협정) 탈퇴로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의 위기상황을 ‘서울 불바다’ 발언이 나오는 등 북미,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냉각됐던 94년 상황과 비교해봄으로써 현재의 전쟁위기를 다각도에서 진단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기획의도.‘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작진은 94년 한반도의 위기가 북핵 문제와 미국의 전쟁위협 등이 심각하게 거론되는 현재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을 포착하고, 94년 남한과 북한, 미국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94년 1월 미국은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아파치 헬기를 남한에 증강배치하고, 핵시설이 있다고 의심되는 북한 영변을 폭격하기 위한 레이저 유도폭탄의 부족분을 보충했다. 말 그대로 전쟁을 눈앞에 둔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한국정부는 사태가 이 지경에 처했음에도 사태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은 군비증강에 대한 정보를 한국측에 적시에 제공하지 않았고, 영변폭격의 시뮬레이션 연습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한국 국방부는 물론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조차 ‘영변폭격 고려’ 사실을 알리지 않았던 것. 한국정부가 전쟁위험을 포착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상황이 한참이나 진행된 후 레이니 미대사가 ‘주한미국인 소개’를 통보한 후였다.

제작진은 이러한 94년 한반도 전쟁위기가 과연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나를 집중적으로 추적했다. 93년 10월 열린 북미협상에 참여한 케네스 퀴노네스를 인터뷰했고, 그로부터 “북한의 제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미국과 북미간의 대화에 시샘을 한 남한이 협상을 그르쳤다”는 의외의 말을 들었다.

94년 10월 체결된 제네바 합의와 거의 일치하는 93년 11월의 ‘일괄타결안’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왜 반대했는지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한국 보수언론의 일관된 협상반대 목소리와 이에 영향을 받은 한국정부의 강경입장이 북한의 강경파를 자극해 전쟁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 이에 대한 제작진 나름의 분석.‘한반도 전쟁위기 1994&#8228;2003’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94년 3월19일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나온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은 불바다가 된다”는 북한 박영수 대표의 발언이 나온 정황과 이례적으로 이를 방송에 공개한 한국정부의 의도에 대한 새로운 분석이다.

제작진은 ‘불바다 발언’을 전후한 3분만 공개됐을 뿐, 아직도 비밀로 분류돼 있는 그날의 전체 회의록과 테이프가 무엇을 담고있는지를 추적했다.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미국측 인사들을 접촉, ‘한국정부가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증언을 들은 것.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공격 가능성과 전시(戰時) 작전권이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는 까닭에 전쟁이냐 평화냐를 자신의 손으로 결정하기 힘든 남한의 딜레마도 2003년 첫 ‘이제는 말할 수 있다’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1월26일 첫 방송을 시작하는 2003년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오는 4월27일까지 계속된다. 올해 방송에서 주요하게 다뤄질 문제는 ‘서해교전과 NLL"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디펜스(MD)" "한미동맹의 재점검’ ‘소파(SOFA)" "기지촌’ ‘주한미군’ ‘독재청산과 인권’ ‘북파공작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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