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북단 해역서 어민 표류..軍·지자체 방치 '논란'

최정인 2011. 7. 26. 15: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 북한과 인접한 서해 백령도 해역에서 조업을 나간 우리 어민 1명이 사고로 4시간 넘게 표류했지만 군 당국과 관할 지자체가 연락이 두절된 뒤에도 찾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인천시와 해병대, 주민 등에 따르면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어민 이모(55)씨는 지난 17일 오후 2시30분께 백령도 북단에 위치한 어선 포구인 사항포에서 5.9t급 통발 어선을 타고 조업을 하러 출항했다.

조업 현장인 백령도 두무진 앞바다에 도착한 그는 사고로 북한 장산곶(백령도에서 15~17㎞ 거리) 인근 해역까지 표류했다가 같은날 오후 9시쯤 돼서 백령도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이씨가 조업 현장에 도착해 배를 대려고 기어를 중립에 놓으려다 후진으로 잘못 놓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씨는 다리가 밧줄에 걸려 물에 빠지는 바람에 4시간 넘게 탈진 증세를 보이며 배에 매달린 채 떠다녔다.

이후 가까스로 배에 올라타 출항한 지 6시간 만에 동료 어선들의 인도를 받고 섬에 돌아오게 됐다.

문제는 이씨가 민간 어선을 타고 북한 인근 해역까지 접근한 사실과 사고를 당하고도 구호 조치를 받지 못한 사실에 대해 현지 해병대와 관할인 인천시 옹진군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어민 이씨로부터 북한 장산곶 땅을 보고 왔다는 진술을 들었다"며 "군 당국이 북한과 인접한 서해 5도 일대에서 민간 어선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방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해병대는 출항 신고를 한 선박에 수시로 연락을 취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지만 통상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답이 없어도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이씨와 연락이 두절된 뒤 이씨가 입항할 시점에서야 사고로 표류해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던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이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백령도 해역에는 옹진군 어업지도선 1척이 조업 선박들을 관리하고 있었지만 이씨의 배가 사항포를 떠나 북한 인근 해역까지 표류한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옹진군 관계자는 "어업지도선이 군 부대로부터 사고 선박이 출항한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데다 조업 선박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레이더 감시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in@yna.co.kr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