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

입력 2009. 7. 25. 20:30 수정 2009. 7. 2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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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명박 대통령 '괴산고 하트 사진' 놓고 뒷말 무성

학생들, 비난 댓글에 "예행연습까지…우리도 지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농산어촌 기숙형 고교로 지정된 충북 괴산고를 방문해 찍은 사진과 관련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하트를 그리며 사진을 찍은 학생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은 관련 기사 댓글에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 대해 '악플'이 달리자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들은 그날의 상황을 설명하며 자발적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사진에 찍힌 학생 중 하나라고 밝힌 이아무개씨는 '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라며 '오늘 학교는 이명박 대통령, 경호원, 특수경찰 100여명으로 인해서 완전 통제당했고, 사진을 찍을 땐 안 웃는 학생 뭡니까?라고 (중략) 시켰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대통령이 교실에 오기 전까지 교실에 가만히 앉혀두고 화장실도 못 가게하고 몇시간동안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십니까?'라며 '핸드폰은 학교 오자마자 압수하고, 물을 들고왔더니 독약일 수도 있다고 압수하는 경찰들부터 (중략) 미술시간에 만드는 것 때문에 커터칼을 필통에 항상 두고 다녔는데 그것마저 빼앗기고,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디카는 들고와도 된다고 하셨는데 당일 다 압수해버렸습니다'고 밝혔다. 또 '만나면 무조건 환하게 웃고 환호성 지르고 박수 열심히 치라는 청와대 경호원들, 교장선생님. 저희 학생이라고 견디기 힘든 줄 아십니까?'라고 되물었다.

 끝으로 학생들을 비판하는 댓글은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이씨는 '대체 학생들을 향하는 악플들은 뭡니까'라며 '그 전날 예행연습까지 시켜서 다들 지치기까지(해서) 끝나고 좋다고 한사람 단 한명도 없습니다'라며 힘든 마음을 토로했다.

 미니홈피를 통해 괴산고를 다니는게 맞다고 밝힌 김아무개씨도 '실명제라 올리기가 무섭네'라면서도 '하트, 누가 시켰을까요? 웃으라고, 누가 시켰을까요?'라며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을 밝혔다. 또 이 대통령과 함께 찍은 학생이라고 밝힌 노아무개씨도 '하트는 기자들이 시켰고 처음에 안 웃고 있는다고 좀 웃으라고 해서 웃은건데'라며 '솔직히 우리 학교 아닌 다른 학교 갔으면 어땠을지'라는 댓글을 올렸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괴산고를 방문해 학생들과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며 찍은 사진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25일 저녁 댓글이 2600여개가 달리는 등 네티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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