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수상한 세상.. 어느 30대 주부 파워블로거의 양심고백

2011. 7. 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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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짜고 치는' 파워블로거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의 무법지대에서 벌어졌던 파워블로거와 업체 간의 검은 유착 관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자신도 공동구매를 주도한 적이 있다는 한 주부 블로거가 서울신문과 양심고백 인터뷰를 했다. 이 주부의 고백은 포털 사이트 파워블로거의 타락이 과연 이 정도일까 의심이 들 만큼 충격적이다. 고백에 따르면 처음에 블로거가 알찬 정보와 인간미 넘치는 글로 주목을 받으면, 곧바로 업체의 '먹잇감'이 된다. 방문자 수가 늘면서 제품 홍보 제안이 쏟아지고, 블로거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순간부터 파워블로거는 '브로커' 신세로 전락한다. 기업과 블로거의 유착관계가 굳어지면서 소비자만 애꿎은 피해자가 된다.

"파워블로거가 아니라 '파워브로커'죠."

파워블로거가 상업적 목적으로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업체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30대 파워블로거 K씨가 블로거들의 속얘기를 털어놨다. 그는 하루 평균 3000명이 찾는 블로그의 주인으로, 그의 블로그에는 살림살이 노하우, 사는 모습 등 소소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K씨는 "베비로즈의 문제는 한 개인에게만 책임이 있는 게 아니라 이를 수수방관해 온 포털 사이트 측 책임도 크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파워블로거 K씨와의 일문일답.

→최근 불거진 파워블로거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관계 설정의 문제다. 보통 블로거들은 처음에는 다양한 정보나 인간미 넘치는 글로 주목을 끈다. 그런 글에 이끌려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고정 방문자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그 블로그는 업체의 타깃이 된다. 이럴 경우 아예 전문적으로 바이럴 마케팅 업체라고 해서 기업체의 홍보일을 대행하는 전문업체들이 보유한 파워블로거 리스트에 오른다. 주로 이들이 업체 성격에 맞는 블로그나 카페를 찾아 홍보 제안을 해오는 식이다. 나의 경우 심지어 아이들 예방접종 백신회사로부터 신약 홍보를 해달라는 제안도 받았다. 하지만 난 아이들 건강과 직결되는 예방접종약 같은 것은 죽어도 못한다고 거절했다. 문제는 그런 홍보 제안을 받을 경우 이웃들의 친근감을 선뜻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장사에 나서는 것이다. 공동구매를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이웃들의 친근감을 이용해서 양심 없이 물건을 파는 게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이웃들이 '배신감'을 느꼈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파워블로거 개인의 문제라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업체로부터 제안을 받으면 대가를 안 받고 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심리적 제약이 따르게 된다. 그것을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금 네이버 블로거가 커진 데에는 유명 파워블로거인 문성실을 빼놓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 문성실의 블로그를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면서 네이버 블로그도 덩달아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문성실이 유명해지면서 문성실이 특정 제품이 좋다고 말하면 문성실에게 친근감을 느낀 다른 블로거들이 문성실 말이 옳다고 하면서 따르게 되지 않는가. 또 네이버는 파워블로거 어워드도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서 블로거들이 명예욕을 갖게 하도록 유도한다. 누구든 '블로거들을 많이 모아 더 유명해져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심지어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한 이웃이 네이버에 모 파워블로거를 신고했다고 한다. 이렇게 공동구매해서 장사해도 되는 것인가 하고. 그랬더니 네이버 측에서는 원칙적으로는 안 되지만 내부적으로는 허용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파워블로거를 통한 공동구매를 금지해야 하나.

-아니다. 공동구매를 할 수는 있다. 내 블로그에서도 2년 만에 공동구매를 시작했다. 수세미인데 노인 일자리 창출을 하는 지역 사업체에서 할머니들이 만드는 것이다. 어려운 사정의 할머니도 돕고 우리도 수세미를 사서 쓰는 그런 공동구매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장사고 사업 아닌가(웃음).

→누리꾼들이 베비로즈에 분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말했듯 블로거들이 화를 내는 것은 제품의 안전성보다도 인간적인 배신감이 클 것이다. 이웃들을 위하는 줄 알았던 블로거가 그런 신뢰를 이용해 사실은 장사를 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인간적인 배신감일 것이다. 문제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이웃들의 편에 서기는커녕 제품 위험성을 보도한 '방송사가 잘못된 것이다.'거나 '이건 누군가의 음모다.'라고 하는 게 이웃 블로거들의 실망감을 낳았다고 본다.

→이웃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는가.

-인터넷에서는 가격 비교하고, 구매는 마트나 쇼핑몰에서 하라고 권하고 싶다. 블로그에 있는 제품 후기나 상품평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블로그 마케팅의 핵심은 친밀감이라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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