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아버님이 시키는 대로 하십시오"

정희상 기자 2011. 6. 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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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 내부 분란의 불씨는 무엇인가?

간단하다. 아버지(문선명 총재)가 교회의 후계자를 세웠고 어머니와 함께 막내 동생을 세계회장으로 선포하셨다. 나는 아버지 결정을 수용해 세계회장이 된 동생을 잘 모시고, 교회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UCI(국제통일교회재단) 회장을 맡은 현진 형은 아버지 뜻과 지시를 거역하고 있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비롯됐다.

형님 현진씨가 문선명 총재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후계 상황에 대한 실망이 커서 그렇게 나온다는 통일교회의 생각을 나는 이해한다. 나 역시, 막내 동생이 세계회장으로 선택된 데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어서 형이 그런 것으로 안다. 자세한 것은 형님한테 직접 물어보라.

ⓒ시사IN 윤무영 문국진 통일그룹 이사장

세상은 문 총재 아들들이 재산과 교권을 둘러싸고 '왕자의 난'을 벌이는 것으로 보는데….

형이 아버지 뜻을 거역하는 것은 신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는 통일교 신학의 문맥으로 볼 때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가 가신 이후 아버님이 이 땅에 태어나셔서 지금까지 온갖 수난과 박해 속에 재림 그리스도의 사명을 다 해오신 것으로 본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가신 것처럼 일생 동안 핍박의 여정을 살아온 아버지가 이렇게 한 아들에게 배신당한다는 것은 우리 통일신학의 내용에 비춰 일관성 있는 사태 발생이다.

재산을 둘러싼 소송은 결국 가족 간의 이권 다툼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회사가 아니라 비영리 교회다. 교회 재산은 세계 도처에 있는 종교법인 소유이고, 법적 통제권도 비영리단체 이사회에 있다. 나는 통일그룹 재단 이사장이고 동생 형진이 세계회장으로 있지만 재산을 우리 뜻과 마음대로 하지는 못한다. 모든 재산은 교인들의 헌금으로 이뤄진 것이며, 교회를 발전시키고 신학을 증진시키는 목적에 써야 한다. 그러나 형이 이끌고 있는 UCI의 재산에 대한 방향 설정은 교인들이 낸 헌금 목적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왜 그렇다고 보는가?

UCI 이사진을 보면 형님의 장인인 곽정환씨의 아들·딸·사위 등 곽씨 일가 일색이다. 그 가족의 소유물이나 다름없다.

아버지가 3남을 직접 만나서 타이르지 않았나?

아버지는 형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만나서 이야기하려고 몇 번 소환했는데 형이 계속 불응했다. 이 문제에 아버지는 최선을 다하셨다.

문 총재가 암에 걸려 위중하다는 소문이 있다.

건강하신 편이지만 연세가 있다보니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도 나타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연히 양성 종양 같은 것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게 와전된 것이라 본다. 최근에는 유럽을 순회하고 오셨고, 현재는 라스베이거스에 계신다.

당신의 비전은 무엇인가?

나는 창시자 밑에서 봉사하는 임원일 뿐이다. 우리 신앙을 알고 형제자매를 잘 알고 있다. 우리가 세계화한 한국 사회에 기여할 일이 널렸다는 것도 잘 안다.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가 되는 데 우리가 기여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교회에는 희망이 있다.

형제간의 갈등이 어떻게 결론 나리라 보나?

현재 상황은 쉽지 않다. 나는 나이 차이가 한 살밖에 나지 않는 현진 형과 어릴 때부터 가장 가까이 지냈다. 그러나 지금은 형이 나랑 함께 갈 수 없는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안타깝다. 모든 이는 자기를 위해 중요한 선택을 하는데 나는 아버지, 교회 공동체와 함께 가는 길을 택했다. 지금이라도 형이 아버지를 따라 교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UCI 지도자들은 아버지 지시대로 교회와 신도의 품으로 UCI 재산을 돌려야 한다고 본다. 형이 이런 아버지의 뜻을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기꺼이 포용하고 함께 갈 것이다. 결론은 "형님! 아버님이 시키는 대로 하십시오"이다.

정희상 기자 / minju518@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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