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시민 '안타까운 죽음'.."서울시서 안전조치만 했더라도.."

박대로 입력 2011. 3. 9. 08:34 수정 2011. 3. 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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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 트레일러 3대 있었지만 삼각대 한개 설치안해

【서울=뉴시스】박대로 박성규 기자 = 8일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달리던 50대 남성이 공사 차량에 충돌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공사 진행 주체인 서울시가 공사현장에 최소한의 안전조치만 취했더라도 자전거를 타던 시민이 목숨만은 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경찰과 사고 목격자들에 따르면 자전거에 올라탄 김모(55)씨는 8일 오전 8시10분께 서울 원효로4가 산호아파트 앞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시속 40㎞까지 낼 수 있는 고성능 자전거를 탄 김씨는 헬멧 대신 두건만 머리에 두른 채 속도를 내고 있었다.

원효대교 북단 욱천교 건설공사 현장 부근에 다다를 즈음 자전거도로 위에 서있는 대형 트레일러 트럭이 김씨의 눈에 들어왔다.

트럭이 1대라고 생각한 김씨는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트레일러 오른쪽을 지나치고는 다시 도로 중앙으로 복귀하려 손잡이를 틀었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려던 찰나, 김씨의 시야에 또 하나의 트럭이 들어왔고 미처 피하지 못한 그는 후미 오른편 모서리에 안면을 심하게 부딪쳤다.

둔탁한 소리에 놀라 차에서 내린 운전사는 쓰러진 김씨를 발견한 후 황급히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의 응급처치에도 불구하고 안면부를 심하게 다친 김씨는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김씨가 사망한 후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시공사 등 관계자들이 차례로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들의 과실이 조금씩 드러났다.

한강사업본부 직원 등 복수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사고 현장에는 트레일러 트럭 3대가 있었다. 트럭은 욱천교 건설공사에 쓸 굴착기를 3개 부분으로 나눠 각각 1개씩 싣고 있었다.

8시께 도착한 트럭들은 공사 현장으로 진입하기 위해 자전거도로 위에서 정지한 채 기다리고 있었고 인부들은 트럭이 들어올 수 있도록 공사 현장을 둘러싼 울타리를 해체하고 있었다.

해체작업이 금방 끝날 것이라 예상한 현장 관계자들은 트럭 뒤 자전거도로 상에 안전삼각대를 세우지 않는 등 방심한 기색이 역력했고 결국 이들의 부주의는 고귀한 생명을 앗아갔다.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서울시를 비롯한 현장 관계자들의 조치에 대해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자전거가 달리는 자전거도로 위에 트럭을 세워놓고서 어떻게 삼각대 하나 세워놓지 않을 수 있느냐"며 "사고 책임의 상당 부분은 서울시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안전 불감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더 많은 시민들이 희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총 길이 69.94㎞의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한 서울시민은 약 7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daero@newsis.comexculpate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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