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곤욕'..오랜 지기가 알고보니 日 극우파

손대선 2011. 2. 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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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랜 지기'라는 일본 유력정치인의 충고를 인용해 민주당의 복지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정치인이 독도영유권 문제 등에서 극우발언을 일삼은 일본 내 대표적인 우파 의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20일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ohsehoon4u) '할 말 있습니다' 코너에 일본의 한 유력 정치인이 자신에게 보내온 격려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며칠전, '일본'에서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오랜 지기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의원이 보내온 편지"라고 시작되는 해당 글의 초반은 현재 자민당 소속 참의원으로서 정책심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야마모토 의원의 정치적 무게감, 그리고 자신과의 각별한 인연에 할애된다.

오 시장은 이어 지난달 야마모토 의원이 서울시를 찾은 것을 상기하고 "함께 점심을 나누며 '복지'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는데 꼭 한 달 만에 제게 격려 편지를 보내왔다"며 해당 편지의 '인증샷'까지 올렸다.

야마모토 의원은 격려글에서 일본 민주당의 복지정책을 '공약 사기' '공약 파탄' '아동 학대'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재정적 대안 없이 무작정 후세에게 짐(세금)을 지우는 '퍼주기식 포퓰리즘'이라는 게 해당 글의 요지이다.

오 시장은 이같은 글을 소개하며 한국의 민주당이 "'세금폭탄' 없는 공짜 복지가 가능하다고 선전하고 있다"며 "닮아도 너무 닮지 않습니까? 일본 민주당이 야당 때 써먹었던 레퍼토리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오 시장의 주장을 지지하는 이들의 댓글 수십 개가 달리며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야마모토 의원이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극우적인 발언을 쏟아낸 전력이 전해지면서다.

야마모토 의원은 2006년 당시 자민당 외교안보위원장 자격으로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독도는 에도시대 초기부터 어업을 하던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일본 전범 등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총리가 참배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 나라의 리더가 전몰자를 어떤 식으로 추도하고 참배하느냐는 총리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해 식민지 피해를 입은 한국민의 자존심을 자극했었다.

서울시의회 강희용 의원이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 따르면 야마모토 의원은 일본 극우정치파의 본류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위대장 격이다.

특히 대북강경책을 주도하는 등 한반도 정책에서 일본 극우파의 논리를 설파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이 일부 진보매체에 게재되고 해당 뉴스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지자 누리꾼들이 들끓고 있다.

특히 오 시장이 야마모토 의원을 두고 지칭한 '오랜 지인'이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성난 일부 누리꾼들은 극단적인 발언까지 쏟아내며 오 시장을 질타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야마모토 의원과는 의원 시절)미래연대 때 얼굴을 아셨을 것"이라며 "못 만나시다, 작년에 일본 정책위 의원들이 예방 차 왔다가 우연히 일본의 복지문제, 어린이 수당 같은 게 나와서 얘기를 나눠 이번에 편지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격려편지가 답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야마모토 의원이 극우정치인라는 사실을 오 시장이 사전에 인지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그것까지 아셨다면 (격려글을)올리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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