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리무를 박스 포장해서 팔라니.."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2011. 2. 9.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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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탁상행정 항의시위 "금세 시들어 가치 떨어져" 농수산물公 "물류 표준화"

"사무실에 앉아서 펜대나 굴리는 사람들이 알타리무를 제대로 알겠어?"

8일 오후 1시쯤 서울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북문 근처에서 만난 농민 한준택(50)씨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경기화성시에서 알타리무 농사를 짓는 한씨는 이날 이곳에서 열린 '전국 알타리무 생산자연합회 생존권 투쟁 집회'에 참가하러 상경했다. 집회엔 경기·충청·전라도 등 전국에서 올라온 농민 100여명이 모였다. 농민들은 '농민을 우롱하는 (가락시장) 관리공사 사죄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이들이 항의 집회를 연 이유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산물 물류표준화 사업' 때문이다. 농산물을 규격 포장해 깔끔하고 편리하게 유통하자는 사업이다.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이하 공사)도 이 사업에 참여해 지난달 25일부터 5㎏짜리 규격 상자에 넣은 알타리무만 도매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했다. 공사는 지난 6일 예전 방식대로 짚으로 묶은 알타리무를 받아 준 중개업자 3명을 경고 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알타리무는 밭에서 뽑아 얼른 옮겨야 신선한데, 상자에 포장하려고 햇볕에 내놓으면 금세 시들고 오그라든다"며 "실정 모르는 공직자들의 탁상행정에 농민들만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전남영암군에서 상경한 이건주(54)씨는 "알타리무를 일일이 상자에 넣는 동안 상품가치가 뚝 떨어진다"며 "굳이 포장을 하려면 한밤중에 하든지 계속 물을 뿌리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알타리무생산자연합회장인 농민 이상곤(52·경기 평택시)씨는 "선진 농업을 하자는 뜻에는 공감하지만 포장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5㎏짜리 상자 1개 가격은 500원, 여기에 테이프나 포장 인건비를 합하면 비용은 만만치 않다.

이씨는 "알타리무를 나르는 5t트럭 1대에 상자 2000개를 실을 수 있는데, 상자 값과 포장비를 합하면 130만원쯤이 추가로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측은 "처음 해보는 일이라 농민들이 반발하는 것일 뿐, 규격 포장을 하면 옮기기 쉽고 깔끔해 물류비용이 오히려 줄어든다"며 "알타리무 특성에 맞는 포장재를 개발해서라도 물류 표준화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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