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선플이 만들어준 '온라인 오작교'

손대선 2010. 10. 2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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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악플로 황폐화된 온라인상에서 누리꾼들의 선플이 '온라인 오작교' 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27일 국내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누리꾼들의 도움으로 결혼의 축복을 눈앞에 둔 한 커플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러브스토리는 한편의 영화라 봐도 무방해 보인다.

A씨(여)는 지난 2008년 11월 안양천변을 따라 자전거 타기를 즐기던 중 역시 자전거를 타고 있던 B씨로부터 작은 호의를 받았다.

A씨 자전거 타이어에 공기가 빠진 것을 알아 챈 B씨가 휴대용 펌프로 공기 넣는 것을 도와준 것이다.

짧은 인연을 뒤로 한 채 돌아선 B씨의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단다. '첫눈에 반한 것'이 무엇인지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홀로 애간장을 태우던 B씨는 자신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A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카페회원들은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알려주겠다"고 격려했다.

은하수처럼 넓은 온라인상에서 안타까운 해프닝으로 치부될 뻔 했던 이 이야기는 며칠 뒤 누리꾼들의 선플로 기적 같은 급반전을 맞았다.

도움을 받았던 A씨가 또 다른 인터넷 카페에 "내 타이어에 바람 넣어준 남자사람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이다.

누리꾼 수사대의 행동은 신속하면서도, 치밀했다.

서로 다른 카페에서 활동했지만 이들의 사연을 머릿속에 입력했던 누리꾼들은 댓글과 댓글로 두 사람 사이의 재회를 조금씩 앞당겼다.

그리고는 댓글창에 두 남녀의 글 주소를 나란히 남겨 마침내 '온라인 오작교'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전설 속의 견우와 직녀처럼 이내 헤어지지 않고 올해까지 3년 여 동안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단다.

마침내 지난 24일 A씨는 온라인상의 '까마귀와 까치'를 자처했던 누리꾼들에게 해피엔딩을 내놓았다.

A씨는 "인터넷의 도움으로 만나게 된 남자친구와 700일이 되어가는 게 자랑. 어제 청혼이란 걸 받은 게 자랑"이라는 내용의 글을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인증샷'과 함께 올려놓았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인터넷 아이디 '꺌꺌'은 "완전 영화네요… 너무 축하드립니다^^"라고 이들을 축하했다.

아이디 'GCM'은 "읭 근데 이게 뭐지 눈에서 짭짤한 물 같은 게 나오네요"라고 감동의 순간을 전했다.

아이디 'ㄷ'은 "우와 기막힌 우연의 연속이었네 ㅋㅋ 천생연분인 듯…나도 언젠가 그런 꿈같은 만남이 있길 기도하며ㅋ"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행복을 시샘한 악플도 적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자신들의 선플이 일구어낸 작은 기적에 모처럼 흐뭇한 선물을 받은듯한 반응을 보였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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