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마저 디자인 공간 먼저 하나"

김은남 기자 2010. 10. 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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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개그우먼이 유행시킨 말대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시간당 강수량으로 103년 만에 최대치'였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대응이 어려웠다고 주장한다.

외국에서는 공원이나 놀이터를 지대보다 낮은 데 지어 저류 시설로 활용하기도 한다.

국정감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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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개그우먼이 유행시킨 말대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일’이 벌어졌다. 불과 반나절 남짓 내린 비로 수도권이 초토화된 것이다. 추석 연휴 첫날(9월21일) 쏟아진 이 비로 서울에서 5000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를 두고 서울시가 ‘하늘 탓’을 하자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의 홍수 관리 정책 실패에 대해 감사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염형철 사무처장(사진)을 전화로 연결해보았다.

서울시는 ‘시간당 강수량으로 103년 만에 최대치’였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대응이 어려웠다고 주장한다.

‘103년 만에 최대치’란 9월 하순에 내린 비가 기준일 때 그렇다는 얘기다. 7~8월에는 이보다 더 많이 온 날도 많았다. 이 정도 비로 도시가 침수되고 마비된 원인을 천재(天災)로 돌리는 것은 비겁하고 졸렬하다.

서울 도심과 강서구·양천구 피해가 특히 컸다.

연휴 기간 피해 현장을 돌아봤다. 광화문 일대는 말끔히 복구가 됐는데 양천구 신월동과 신정동 등지는 여전히 엉망이었다. 수해 복구에서마저도 주민들의 생활 공간이 ‘디자인 공간’에 밀리나 싶어 씁쓸했다. 이번 재해를 겪으며 진짜 최대 강우가 내렸을 때 도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회의하게 됐다.

서울시가 수해 직후인 9월23일 ‘중장기 수방 대책’을 발표했다.

그건 서울시가 2007년 발표한 ‘수방시설 능력 향상 4개년 계획’을 그대로 재탕한 것이다. △52개소 빗물펌프장 신·증설 △하수관거 250km 정비 등이 당시 내용이었는데, 지난 4년간 서울시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2006년 이후 신설된 빗물펌프장이 하나도 없고, 하수관로 등에 투자된 예산도 거의 없었다(이에 대해 서울시는 2006년 이후 빗물펌프장을 9개 증설했으며, 하수관거 정비 사업 또한 꾸준히 추진 중이라고 반박했다). 우리도 이제는 홍수 관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하수관거를 손보려면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 당장 생활 주변에 빗물 저장 시설 등을 확충하는 방안부터 고민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공원이나 놀이터를 지대보다 낮은 데 지어 저류 시설로 활용하기도 한다.

수도 서울의 상징인 광화문광장도 물에 잠겼다.

광화문광장은 30년 빈도 홍수(시간당 95㎜)를 견디지 못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그런데 광화문광장은 2007년 대책이 발표된 2년 뒤인 2009년에 완공됐다. 당연히 2007년 대책에 발표된 대로 30년 빈도 홍수에 견딜 수 있는 배수 설계를 했어야 맞다. 현재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설계 도면을 공개하고 있지 않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배수 설계가 30년 빈도로 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건 이것대로 문제다. 하수관거를 확충하는 것만으로는 침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을 콘크리트와 돌로 덮으면서 불투수 면적(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면적)이 증가한 것이 문제였을 가능성도 크다. 국정감사에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김은남 기자 ke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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