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외국인 탄 택시 OK.. 내국인은 안돼요"

2011. 6. 17.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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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 국립극장 방향 매표소 출입 '역차별' 논란

[동아일보]

"왜 한국인은 못 들어가나요?" 최근 주부 임모 씨는 남산에서 '출입 저지'를 당했다. 네 살 된 아이와 100일 된 아기를 데리고 서울타워에 놀러 간 임 씨는 택시를 타고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방향 남산 출입 매표소로 향했다. "승용차 및 택시 출입이 불가하다"는 매표소 관계자에게 이유를 묻자 "남산의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내국인은 걸어서 가거나 친환경 남산순환버스를 이용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임 씨는 매표소 앞에서 내리자 자신 곁으로 택시들이 매표소를 통과해 쌩쌩 달리는 것을 목격했다. 외국인이 탄 택시였다. 이유를 묻는 임 씨에게 매표소 직원은 "방침이 그렇다"며 매표소 옆 안내 전광판을 보여줬다. 전광판에는 '차량 진입 금지. 단 여권 소지 외국인 택시는 가능'이라는 문구가 흘렀다. 임 씨는 "외국인만 택시를 탈 수 있고 내국인은 불가능한 것은 차별"이라며 서울시청 자유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렸다.

○택시 10대 중 7대 되돌아가

서울시는 2005년 초 국립극장∼서울타워∼남산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남측 순환도로 3.1km 구간의 차량통행을 제한했다.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고 남산 자연 보호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같은 해 5월 시는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이 탄 택시, 3급 이상 장애인이 탄 승용차나 택시는 출입이 가능토록 한 것. 외국인이 탄 택시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당시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2005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6년이 지난 지금도 외국인 특혜는 계속되고 있었다. 문제는 시민들이 이런 사실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9일 오후 기자가 국립극장 방향 남산 출입 매표소를 찾아 현장을 지켜봤다. 30분 남짓 지난 시간 동안 이곳을 찾은 택시 10대 중 7대가 한국 사람이 탔다며 매표소를 통과하지 못한 채 되돌아갔다. 여권을 가진 외국인이 탄 택시는 3대에 불과했다. 매표소 관계자는 "영어를 구사하며 외국인인 척하는 '편법 시민'들도 종종 보인다"며 "이들을 가려내기 위해서라도 여권 소지 유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국인의 택시 출입 금지가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표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누구나 택시를 타고 왔기 때문에 매표소 일대부터 장충동까지 교통 체증이 심했는데 지금은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곳을 찾는 택시는 하루 평균 40∼50대 수준으로 과거 수백 대보다 급격히 줄었다.

○역차별 행정 vs 외국인 배려

그러나 시민 반응은 냉담하다. 직장인 김시현 씨(34)는 "남산 자연 보호나 교통 체증 방지 등을 위해 택시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외국인은 되고 내국인은 안 되는 것은 이중 잣대"라고 비판했다. 이종수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외국인 편의를 존중해 주기 위해 내국인 권리를 규제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정책 수립 전에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병구 중부푸른도시사업소 공원운영팀장은 "외국인들이 남산 순환버스를 타기엔 어려운 점들이 있다"며 "국익을 위해 서울 시민들이 양보를 해줘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는 역차별에 대해 인정을 하면서도 대안 마련은 하지 않고 있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내국인 입장에서 충분히 '역차별'이라고 지적할 수 있지만 내국인도 택시 탑승을 허용하거나 외국인 관광객 택시 탑승을 막는 등 갑자기 정책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택시운전사를 대상으로 남산 출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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