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중수부 폐지' 일선 검사의견 묻는다

박수진기자 2012. 11.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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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익명 게시판 설치, 대선주자 '檢 개혁' 대응

검찰이 여야 대선 주자들이 공약으로 내세운 검찰개혁과 관련해 익명의 내부망을 마련,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청취·수렴키로 했다.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 등의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데다 검찰 수뇌부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어서 그간 침묵을 지키던 검사들이 어떤 견해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기획조정부(부장 정인창)는 이르면 6일쯤 검찰 내부 게시망인 '이프로스' 내에 익명 게시판을 설치한다. 게시판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경찰과의 수사지휘권 조정, 외부기관 파견제도를 비롯한 검찰 인사, 기타 사항 등 4가지 주제로 나뉘어 운영된다. 검찰이 내부망에 익명으로 글을 남기는 공간을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대검 차원에서 별도의 게시판까지 두고 내부 의견을 수렴키로 한 것은 최근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유력 대선주자 3인이 일제히 검찰개혁 방안을 내놓는 등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제도에 대한 외부 비판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이 기탄 없이 의견을 교환하자는 차원에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최재경 중수부장이 상설특검제도-특별감찰관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의 검찰 개혁안을 반박하는 기자간담회를 연 것 외에 공개적인 대응은 자제해 왔다. 하지만 외부 공격이 거세지면서 수뇌부만 움직일 것이 아니라 일선 검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례적으로 익명 게시판을 운영키로 한 것도 윗선 눈치보기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달라는 의미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가 검찰개혁에 대해 토론해 보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지만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댓글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검찰 조직 생리상 실명을 드러내고 글을 쓰는 데 따른 부담감, 때만 되면 나오는 검찰 개혁안에 대한 검사들의 피로도 증가,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검찰개혁은 피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 운영되는 익명게시판에는 수뇌부 생각과 다소 온도차가 있는 글이 다수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부 검사들은 경우에 따라 중수부 폐지나 공수처 도입, 경찰과의 수사권 조정 문제를 유연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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