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태풍 길 열렸다..15호 태풍 '콩레이' 북상

공항진 기자 2013. 8. 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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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정말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좀처럼 물러갈 것 같지 않던 폭염이 꼬리를 내리면서 월요일(26일) 일부 남아 있던 폭염주의보가 모두 해제됐거든요. 한 달 가량 이어진 폭염특보가 드디어 끝난 것입니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진 남부지방에 계신 분들에게는 정말 악몽 같은 시간들이었겠지만 과일이나 벼농사가 잘 되었다는 보도도 이어지는 것을 보니 뜨거운 땡볕이 도움을 준 곳도 있습니다. 모든 사물이나 현상은 늘 이렇게 한 가지 면으로만 평가하면 안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오늘도 깨닫습니다.

폭염이 물러간 것은 폭염의 원인인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크게 약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일본에서 한반도 남쪽을 거쳐 중국 남부까지 폭 넓게 영향력을 유지하던 이 거대한 고기압의 기세가 꺾이면서 영향력도 축소되고 있는데요. 이미 중국에서는 힘을 잃었고 한반도에서도 물러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해지면서 남동쪽으로 밀려나면 한반도 쪽으로 태풍의 길이 열린다는 점입니다. 전에도 한 번 전해드렸지만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기 때문이죠.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약해지는 시기는 대력 8월말부터인데요. 이 때문에 태풍이 영향을 주는 시기도 8월말에서 9월 초가 가장 많습니다.

이런 우려는 바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월요일(26일) 오후 3시에 새로운 태풍이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15호 태풍 '콩레이'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필리핀 동쪽해상을 맴돌던 구름들이 힘을 모으더니 태풍으로 발달한 것입니다. 15호 태풍 '콩레이'는 아직 힘이 약하고 크기도 작습니다. 약한 소형태풍인데요. 하지만 중심부근에서는 초속 20m가량의 강풍이 불고 있고 시간당 50mm이상의 폭우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얕잡아 볼 수 없는 이유죠.

태풍 '콩레이'는 시속 15km이하의 느린 속도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를 유지할 경우 목요일(29일)과 금요일(30일) 타이완 동쪽바다를 지난 뒤 방향을 북동쪽으로 틀어 제주도 남쪽 먼바다로 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시속 100km를 웃도는 중간 강도의 중형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힘을 더 이상 키우지는 못할 것으로 보여 토요일부터 다시 약한 소형태풍으로 약해진 뒤 일요일(1일)쯤 제주도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에는 일본 서쪽해안으로 다가설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상태입니다. 때 마침 우리나라 쪽으로 찬 성질의 공기들이 밀려오기 때문이죠. 이 찬 공기를 뚫고 갈 만큼의 힘이 안 되기 때문에 태풍은 방향을 일본 쪽으로 틀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는데요. 다만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도 남쪽 바다와 남해먼바다에서는 물결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태풍 전면에 위치한 비구름 때문에 한반도에는 많은 비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목요일(29일)에 기압골이 지나면서 비구름이 전국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 태풍이 이 비구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비구름이 더욱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전국적인 강한 비가 이어지고 일부에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단 충청과 남부지방은 금요일까지 비가 이어지겠고 제주도에는 토요일까지 비가 조금 더 내리겠습니다. 또 태풍이 일본으로 가더라도 강한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기 때문에 동해안에는 월요일(2일)까지 비가 계속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15호 태풍 '콩레이'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아직 태풍이 멀리 있어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도 없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만이 가장 좋은 대응방법입니다.

이제 태풍의 길이 열린 이상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기상청은 9월 중에 대략 한 개 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강한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태풍에 대한 대비를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15호 태풍 이름 '콩레이'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캄보디아 산 이름입니다.공항진 기자 zer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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