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울타리' 넘는 보이저 1호

2012. 6. 20.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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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35년 전 지구를 출발한 인류의 사절단 '보이저 1호'의 태양계 밖 진출이 임박했다. 비록 사람이 타고 있지는 않지만 우주를 향한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우주선이 인류 문명과 신화의 중심이었던 태양계를 벗어나 새로운 우주로 진입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8일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닷컴 등에 따르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77년 9월 5일 발사한 태양계 무인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 가장자리의 새로운 환경에 진입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태양계를 감싸고 있는 태양계 외곽 경계지대인 '헬리오시스(태양권 덮개)'에 들어선 보이저 1호는 태양이 방출하는 전하입자의 흐름(태양풍)과 태양계 바깥 우주공간에서 날아오는 전하입자의 흐름(성간풍)을 비교한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NASA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태양계 밖에서 전해오는 전하입자의 양이 급격히 증가했다. 2009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3년간 약 25% 늘었던 외부 전하입자는 지난달 7일부터 1주일에 5%씩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72년부터 보이저 프로젝트 과학자로 활동 중인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에드 스톤 교수는 "이 같은 흐름은 보이저 1호가 태양계 경계를 넘어 성간(星間) 우주로 진입할 순간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지의 우주와 만나는 인간이 만든 최초의 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그게 언제가 될지 정확히 장담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보이저 1호는 지구에서 약 178억 km 떨어진 헬리오시스 지점에서 태양계 바깥을 향해 초당 17km의 속도로 비행 중이다. 헬리오시스 두께가 48억∼64억 km임을 감안할 때 보이저 1호는 늦어도 4년 뒤인 2016년경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우주에 들어설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보이저 1호는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2호'와 함께 태양계의 신비를 푸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보이저 1호는 2호보다 보름 정도 늦게 발사됐지만 1979년 3월 2호보다 4개월 앞서 목성을 통과한 데 이어 1980년 11월 토성에 도착해 두 행성의 상세한 영상을 최초로 보내왔다.

목성의 위성 '이오'에서 화산을 발견하고 또 다른 위성 '유로파'의 얼어붙은 표면 밑에서 바다의 흔적을 찾았으며 토성의 고리가 1000개 이상의 선으로 이뤄졌다는 사실 등을 밝혀냈다. 보이저 2호는 목성과 토성까지는 1호와 같은 탐사를 하다 갈라져 천왕성과 해왕성을 통과한 뒤 현재 지구에서 147억 km 떨어진 곳을 비행 중이다.

보이저 1호는 연료 '플루토늄 238'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까지 우주여행을 계속하며 지구 사절단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이저 1호에는 외계 생명체와 만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어 '안녕하세요' 등 55개 언어의 인사말, 27곡의 음악, 개 짖는 소리 같은 다양한 소리와 118장의 지구 사진이 실려 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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