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등 정부 비판적 연예인도 사찰 정황

2012. 4.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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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전방위사찰-'특정 연예인 명단' 언급한 문건 보니민정수석실, 경찰에 지시..표적수사 우려에 중단김제동·윤도현 소속 기획사 대표 조사도 이뤄져

[한겨레]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2009년 9월 경찰에 '특정 연예인 명단'을 제시하며 내사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민정수석은 권재진 현 법무부 장관이다.

1일 공개된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을 보면, '2009년 9월1일~10월31일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에 한시적인 연예인 기획사 관련 비리수사 전담팀 발족, 보고자는 민정수석실 요청으로 수사팀 파견'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위 사진)에는 또 '2009년 9월 중순쯤 연예인 기획사 비리사건 수사 진행 중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단독 면담, 특정 연예인 명단과 함께 이들에 대한 비리 수사 하명 받고, 기존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와 별도로 단독으로 내사 진행'이라고 쓰여 있다.

이 문건에는 특정 연예인 명단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는 않지만, 다른 문건(아래)을 보면 이 특정 연예인이 누군지 추정할 수 있다. 경찰은 특정 연예인의 비리를 한달간 조사한 뒤, 비선(비공식적인 보고라인)을 통해 민정수석실에 조사 내용을 보고했다. 이 보고 문건에는 '2009년 중순경 방송인 김제동의 방송프로그램 하차와 관련하여 매스컴과 인터넷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좌파연예인 관련 기사가 집중 보도됨에 따라, 더 이상 특정 연예인에 대한 비리 수사가 계속될 경우 자칫 좌파 연예인에 대한 표적수사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민정수석실이 내사를 지시한 특정 연예인이 김제동씨 등 '소셜테이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연예인 기획사 비리를 수사한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김제동·윤도현·김C·정태춘·박은옥씨 등이 소속돼 있는 '다음기획'을 첫 대상으로 삼아, 2009년 10월8일 해당 기획사 대표 김아무개씨를 소환조사했다. 김 대표에 대한 조사 4일 뒤 김제동씨는 < 한국방송 > (KBS) '스타골든벨'에서 갑작스럽게 하차했고, "경찰이 소셜테이너들이 소속된 기획사에 대해 표적수사를 벌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경찰이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를 제치고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다음기획을 첫 타깃으로 삼은 이유가 석연찮았기 때문이다.

연예기획사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 관계자는 "2009년 9~10월 두 달 동안 서울청이 영등포·양천·서초·강남서와 공조해 연예인 관련 비리를 집중수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민정수석실의 하명은 받은 바 없고, 다음기획 내사 역시 첩보를 바탕으로 진행했지만 결국 혐의가 없어 내사종결 처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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