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母女 회사 비덱, 엿새전 獨 승마코치 명의로 바뀌어

최연진 특파원 입력 2016. 10. 24. 03:06 수정 2016. 10. 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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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최순실 독일집 가보니.. 최연진 특파원 르포 K스포츠와 비덱 연루 보도 직후.. 최씨, 흔적 지우기 나선 듯 최씨 독일집 인근 주민들 "할머니와 젊은 여자와 아기 살던 집 며칠전 젊은 남자들 나타나 짐 빼고 물건 정리한 후 사라져"

"할머니와 젊은 여성, 킨트(kind·어린아이)가 살았는데, 할머니와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는 자주 산책을 다녔다." "일주일 전쯤 갑자기 모두 사라졌다."

독일 헤센주(州)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서쪽으로 36㎞가량 떨어진 슈미텐 마을 주민들은 이 마을 단독주택에 살았던 한국인들을 똑똑히 기억했다. 단독주택은 마을 중심부에 있는 호텔 '비덱 타우누스'에서 650m가량 떨어져 있었다. 호텔은 정권의 비선(秘線)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인 독일 회사 '비덱 스포츠'가 사들인 곳이고, 슈미텐 마을의 그라벤 비센베르그 거리에 있는 단독주택은 최씨가 딸 정유라(20)씨와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최씨 모녀가 주주로 돼 있었던 독일 페이퍼컴퍼니 '비덱스포츠'는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23일 비덱의 법인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최씨 모녀 대신 딸 정유라씨의 독일 현지 승마 코치였던 크리스티앙 캄플라데가 지난 18일부터 이 회사의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스포츠재단이 국내 대기업에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에 대한 80억원 투자를 제안하면서 주관사가 비덱이라고 밝힌 사실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직후다. 또 지난 20일에는 최씨 개인 회사로 알려진 '더블루K(The Blue K)'의 대표이사도 최씨의 측근인 고영태씨에서 '박승관'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이 등록됐다. 박승관(45)씨는 최씨 측이 호텔을 사들일 당시 독일어 계약서 작성을 대리했던 교포 2세이다. 자금 세탁 등이 확인되면 한국 검찰뿐 아니라 독일 검찰에서도 수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최씨가 수사에 대비한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단독주택 현관은 굳게 닫혀 있었다. 유리창 너머 신발장에는 어린아이 신발 5켤레와 성인용 신발 몇 켤레가 놓여 있었다. 쓰레기통엔 수출용 한국 라면과 과자 봉지 등이 있었다. 최씨 모녀는 최근까지 이곳에 머물다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서둘러 거처를 옮긴 것으로 보였다.

한 이웃 주민은 "개와 고양이 10여 마리를 키우는 것 같았는데, 일주일 전쯤 모두 사라졌다"고 했다. 또 다른 이웃 남성은 "마을에 동양인이 거의 없어 관심이 많았는데, 외부하고 거의 교류하지 않고 차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만 많았다"고 했다.

주민들은 지난 20~22일 젊은 남성들이 나타나 집에서 물건을 정리하고 일부 짐을 빼갔다고 전했다. 한 50대 주민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사라져 아예 다 이사를 갔나 생각했는데, 21일 밤에 젊은 한국 남성 2~3명이 나타나 내부를 정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남성들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나 오후 늦게 나타나 집기 등을 정리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최씨가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지역 건물은 모두 4곳이다. 호텔과 호텔 바로 근처의 주택, 호텔에서 650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최씨 모녀가 거주한 것으로 보이는 그라벤 비센베르그 주택, 호텔에서 4.6㎞ 떨어진 브롬바흐 주택 등이다. 호텔 근처 주택은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지 않은 듯 잡초가 무성했다. 브롬바흐 주택은 최씨 회사 직원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 모녀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딸 정유라씨의 국제승마협회 프로필이나 페이스북은 21일 수정되거나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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