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백남기와 대통령 노무현이 그리웠던 밤
[리뷰]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 2005년 시위 진압 중 농민이 사망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사과에 나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 |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편은 지상파3사 시사교양프로그램 중 백남기 사건을 최초로 다루며 여론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방송에선 故 백남기 농민에게 발사한 경찰의 직사 물대포의 실제 위력을 시험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며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직사 물대포는 시위 진압용이 아닌 살인용이었다.
▲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살수차 9호의 미스터리. |
직사 물대포는 강화유리를 깨부술 정도였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15바(bar) 수압의 물줄기에도 3mm와 5mm 두께의 유리가 깨지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었지만 제작진이 실시한 실험에선 5mm의 강화유리도 불과 수압 7바에서 산산 조각났다. 1.2톤 벽돌더미도 무너졌다. 인명을 살상할 정도가 아니라며 내놓았던 경찰 보고서가 거짓이었던 셈이다.
강신명 전 경찰총장은 직사살수의 경우 수압 15바 정도면 선진국 수압보다 낮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의실험에 참여한 살수차 직원은 수압이 14바라면 “살이 다 찢어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일규 신경외과 전문의는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직후 찍은 뇌CT를 보며 “달리는 차에 부딪힌 정도”라고 말했다.
▲ 2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갈무리. |
백남기 농민은 공권력의 살인적인 살수진압사건 발생 317일 만인 지난 9월25일 사망했다. 그러나 백씨의 주치의 백선하씨가 ‘병사’를 주장하며 경찰은 부검영장집행을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군사정부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시신 탈취’가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날 방송은 농민 백남기와 대통령 노무현, 두 사람을 그립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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