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맞아 사망, 고라니 치우다 순직..경찰 수난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10. 2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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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김창호 경감, 묵묵히 일하던 분
- 총격전 예측 못해 방탄조끼 안 입어
- 순직 인정조차 유족 몫일 때도, 이중고통
- 2만 명 늘었지만 파출소 근무 인원 부족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채수창(전 강북경찰서장)

요즘 경찰관들의 수난을 지켜보면서 참 안타깝습니다. 얻어 맞고 음주단속을 하다가 차에 질질 끌려가기도 하고 결국 엊그제는 서울 오패산 터널에서 범인의 총을 맞고 순직하는 비극적인 일도 벌어졌습니다. 오늘이 '경찰의 날'인데요. 수난받는 일선 경찰관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강북경찰서 채수창 전 경찰서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채 서장님 안녕하십니까?

◆ 채수창> 안녕하세요. 채수창입니다.

◇ 변상욱> 오패산 총격전으로 숨진 고 김창호 경감. 같이 근무한 적이 있으세요?

◆ 채수창> 같은 경찰관 동료로서 잘 알고 있고 번동 파출소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도 지역 주민으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같이 알고 지낸 지는 얼마나 되신 것 같습니까?

◆ 채수창> 한 10여 년 됐습니다.

◇ 변상욱> 10여 년 알고 지내셨군요.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해드릴 때는 경위로 소개를 했습니다만 1계급 특진 추서가 있었죠. 저희가 고 김창호 경감으로 저희가 부르고 있습니다만, 빈소 다녀오시고 유가족들 만나보셨는지요.

◆ 채수창> 가보니까 부인하고 아들이 오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같이 느꼈습니다. 일반 우리 서울 시민들 모두 같이 가슴 아파하고 같이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을 가져봅니다.

◇ 변상욱> 동료 경찰들의 회고에 대해서 저희가 좀 취재도 하고 그래서 평판이 정말 좋은 분이고 많은 상을 타거나 한 것만 봐도 얼마나 애쓰셨던 분인가 저희가 알 수 있었습니다만 평소 어떤 분인지 기억나는 게 있으세요?

◆ 채수창> 고 김창호 경감이 청와대 경비근무를 시작하면서 첫 경찰 근무를 시작했고요. 그동안 보안 쪽에 근무를 많이 하다가 강북 경찰서로는 올 2월에 번동 파출소로 왔어요.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한결같이 맡은 바 일 열심히 한다, 묵묵히 일하는 차분한 성격으로 정평이 나 있더라고요.

◇ 변상욱> 그렇군요. 오패산 총격전이 벌어지던 당시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총을 들고 숨어서 기다리던 범인은 방탄복을 입고 있었고, 돌아가신 김 경감께서는 외근용 조끼만 입고 출동했더라고요. 이 외근용 조끼는 방탄기능은 전혀 없는 거죠?

◆ 채수창> 네. 방탄기능은 없습니다.

◇ 변상욱> 파출소에 방탄조끼가 있기는 넉넉히 있습니까?

◆ 채수창> 방탄조끼는 충분히 있습니다. 있는데 그 경찰관이 출동을 할 때 무전지령실에서 출동해라. 그래서 출동을 받고 출동을 합니다. 그런데 무전지령실에서 지금 상황이 어떠니까 방탄조끼를 입으라든지 특별하게 하명을 했어야 됐는데 총격전까지 있을 정도라고 상황을 예측 못했기 때문에 그런 지령은 하달을 안 했고 그러다 보니까 고 김창호 경감도 그냥 폭행사건이다 그런 자세로 갔기 때문에 대비할 경황이 없었다고 봅니다. 그리고 평상시도 예를 들어 야간근무 나갈 때 항상 방탄조끼를 입어도 되지 않느냐 이렇게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방탄조끼 자체가 무겁고 불편해서 외근 근무하는데 상당히 지장이 오기 때문에 특별히 입으라고 무전지령이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는 방탄조끼까지는 입지 않고 근무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 변상욱> 그렇군요. 지난해 보니까 순직만 15명으로 돼 있더라고요. 현장에서 어떤 고충들이 있는지 이 기회에 얘기를 해 주시죠.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창호 경위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 김 경위는 지난 19일 강북구 오패산터널 입구에서 벌어진 총격전 중 피의자가 쏜 사제총에 맞아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1시간 후 사망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채수창> 경찰 업무는 업무 자체가 다 상당히 위험에 대응하는 업무인데 안전행정부에서 인정하는 순직 요건 또 한 단계 더 나아가서 국가유공자를 인정하는 데서 엄청 인색합니다. 자기가 순직하고 유공자로 인정받는 건 거의 본인의 노력에 의해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혹시 기억나시는지 모르겠어요. 2013년도에 고라니 사건이라고 여수경찰서 관내에서 길에 고라니가 치여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많다는 신고를 받고 그 경찰관이 현장 가서 고라니 치우다가 교통사고로 사망을 했거든요, 현장에서. 그건 누가 봐도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있었던 순직인데 그걸 인정을 안 해 줘가지고 유족들이 순직 인정받는데 소송을 하고 동료 경찰들이 다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어렵게 해서 순직 받았던 그런 사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가족들이 자기들이 소송을 통해서 이걸 얻어내니까 남편이 사망한 것만으로 마음이 안타까운데 소송을 통해서 순직을 얻어내는 과정에 얼마나 더 힘들겠습니까? 이중 고통을 주는 거죠. 그리고 이런 것들을 얻어내기 위한 경찰 수뇌부의 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이런 게 좀 많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 변상욱> 칼에 찔리고 얻어맞고 차에 끌려가고 심지어는 이렇게 총격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다친 분들이 지난 한 해만 한 500명 된다고 얘기 들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다치고 힘들어 하시는데 가끔 느끼는 건 경찰관들이 출동하셨을 때 방어 장비나 이런 걸 살펴보면 사설 경호업체만 못한 것 같다, 왠지 좀 낡아 보이고 허름해 보이고 해서 속으로 안타까울 때도 있고 그랬습니다마는 그런 예산들이 좀 충분히 갖춰져 있을까요?

◆ 채수창> 그런 면이 많이 보일 거라고 봅니다 현재 지금 보면 경찰 장비만 하더라도 아까 방탄조끼 말씀하셨는데 이런 것들이 좀 더 업무처리 하는 데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기능에 맞는 장비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안 되니까 경찰관들이 장비를 피하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위험 상황에 노출되고 이런 안타까운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봅니다.

◇ 변상욱> 일선경찰관들의 이런 애환과 수난들은 또 한쪽에 있고 또 한쪽에서는 경찰을 대할 때 너무 정치적으로만 대할 때도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해경이 갑자기 없어지기도 하고 다시 살려내야만 하겠지 도저히 안 되겠다, 이런 얘기가 또다시 나오고 하는데 채 총경님도 경찰의 성과주의 일변도의 행정을 비판하시다가 수난을 당하셨습니다만 우리 경찰이 이렇게 나가야겠다는 어떤 당부를 끝으로 해 주시죠.

◆ 채수창> 첫 번째는 모든 경찰관들이 현장업무 위주로 될 수 있도록 경찰시스템 배치돼야 되겠다 싶어요. 이번에 현 정부 들어서 경찰관이 2만 명 정도 증원이 됐는데 그 사람들이 다 경찰청, 경찰서 내근 쪽으로만 배치돼 있고 파출소는 아직도 인원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또 현장에서 업무를 제대로 용기 있게 처리할 수 있도록 사상자에 대한 순직, 국가유공자 인정이 쉽고 그런 절차가 되어야 되겠다. 그렇게 해야 경찰관이 더 소신 있게 근무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좀 뒷받침되는 그런 계기가 되는 오늘 ‘경찰의 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제대로 잘 되어야 고 김창호 경감의 죽음이 헛되지 않겠다 싶은 마음이 듭니다.

◇ 변상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채수창> 감사합니다.

◇ 변상욱> 채수창 전 강북경찰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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