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해도 않되는 망할 새X, 왠만하면 비추"..최순실 딸 C+ 받은 리포트 보니

손호영 기자 2016. 10. 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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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서 출석과 시험을 대체해 제출했다는 리포트 내용이 야당 의원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리포트는 대학생이 작성한 리포트라고 보기 어려운, 잘못된 문장과 비속어가 여과 없이 담겨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정씨는 시험 대신 제출한 이런 리포트로 두 과목에서 ‘C+’ 학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이화여대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자료와 학업성적부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학기 수강한 3학점짜리 ‘운동생리학’과 1학점짜리 ‘코칭론’ 과목에서 맞춤법이 틀리거나 인터넷 블로그에서 복사한 글을 그대로 붙여넣는 등 수준 미달의 리포트를 제출하고도 두 과목 모두 C+학점을 받았다.

정씨는 지난 학기 체육과학부 이모 교수가 진행하는 ‘운동생리학’ 과목에서 ‘승마선수에게 필요한 체력요소’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다른 이모 교수가 진행하는 ‘코칭론’ 과목에서 ‘마장마술의 이해’와 승마 기술을 설명하는 2개의 리포트를 출석·시험 등을 대체하는 과제로 제출했다.

정씨는 승마선수에게 필요한 체력 요소로 근력, 균형감, 유연성, 악력, 지구력 등을 꼽으면서 각각 요소에 대한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 A4용지 3장 분량으로 정리했다.

정씨는 이 리포트에서 ‘항상일정해야합니다’와 같이 띄어쓰기를 무시하는가 하면 ‘시작되는데’를 ‘시자괴는데’로, ‘이때 체력적으로’를 ‘이떄체력적ㅇ로’로, ‘지구력’을 ‘비구력’으로, ‘잘 치르지 못하게 됩니다’를 ‘잘치르지못학됩니다’로, ‘움직임에 따라’를 ‘움직임에 ᄄᆞ라’로 표기하는 등 과제 전체에서 완전한 문장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오류 투성이인 리포트를 제출했다.

‘코칭론’ 과목에 제출한 리포트도 마찬가지였다. 담당 이 교수는 정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시간을 내시어 본인의 기술을 촬영하여 분석해오는 것이 더 좋다’고 권유하며 ‘실제로 나의 동작은 어떠하다라고 본인의 동작을 분석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씨는 본인의 기술 사진이 아닌 인터넷에서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이미지를 첨부했다. 또 ‘숄더 인’이라는 마장마술 기술을 설명하는 글은 한 블로거가 자신의 인터넷 계정에 올린 글을 거의 그대로 복사해 리포트에 붙였다.

특히 정씨는 ‘마장마술의 이해’라는 리포트에서는 고삐에 기대는 말을 쉽게 풀어내는 방법을 설명하면서 ‘해도해도 않되는 망할 X끼들에게 쓰는 수법. 왠만하면 비추(추천하지 않음)함’이라며 비속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리포트를 읽고 평가를 한 교수는 리포트의 시작부터 끝까지 “초등생 초보자에게 설명한다고 생각하고 자세히 설명해보세요”, “앗 왜그럴까요?”라며 조언을 달았으나, 비속어가 담긴 부분에는 아무런 지적도 하지 않았다.

정씨의 학점 취득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입시 관리와 학사 문란에 관해 해명을 요구한다’는 공문을 올려 학교측에 “수강과목과 담당교수, 성적처리과정 등에 관하여 해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17일에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학교측에 “성적을 급격히 향상시킨 것에 대해 정확한 이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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