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고 '닥터헬기' 올라간 남성들 25억원 '수리비 폭탄'(종합)

입력 2016. 9. 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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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운용사 "고가의 부품 손상" 수십억 소요 견적서 제출

헬리콥터 운용사 "고가의 부품 손상" 수십억 소요 견적서 제출

(천안=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술을 마시고 응급구조헬기 위에 올라가 장난을 친 남성들이 수리비로 수십억원을 물어줄 처지에 놓였다.

헬기 위를 뛰어다니며 장난을 쳐 주요 부품이 손상됐기 때문이다.

18일 천안 동남경찰서에 따르면 A(42)씨 등 30∼40대 남성 3명은 지난달 11일 오후 9시 55분께 천안시 동남구 단국대병원 헬기장에 들어가 보관 중이던 닥터헬기 동체에 올라타고 프로펠러 구동축을 휘어지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3년 전 무선 조종 비행기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로 이날도 동호회 모임을 위해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뒤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항공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문제는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닥터헬기 수리 비용이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장난했다. 응급구조헬기인 줄 몰랐다"고 항변했지만, 헬기 수리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헬기 수리 비용이 당초 알려진 수억원 수준이 아닌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 검사 진행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고가의 부속품까지 파손된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닥터헬기 운용사인 유아이 헬리제트 측은 최근 경찰에 헬기 수리에 25억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는 내용의 견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헬기의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닥터헬기 제작사인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와 함께 헬기를 분해해 정밀 검사에 들어갔는데, 일부 부품은 이탈리아 현지로 이송해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해야 할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이 헬리제트는 닥터헬기 파손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만큼 이들은 보험회사로부터 헬기 수리 비용의 상당 부분에 대한 구상권 청구 소송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남성 가운데 한 명은 현직 의사이고, 다른 두 명은 일반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가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헬기 운용사의 과실과 남성들의 불법 행위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최종 지급 금액을 결정한다.

이때 구상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보험사가 남성들의 부동산이나 급여를 압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도 관계자는 "헬기 운용사와 제작사 관계자들이 손상된 헬기 부품을 18가지로 분해해 점검하고 있다"며 "보험사가 닥터헬기 수리 비용을 지급한 뒤 헬기를 파손한 남성들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월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초음파진단기, 자동흉부압박장비, 정맥주입기, 기도흡인기, 혈액화학검사기, 심장효소검사기 등 응급장비 24종을 갖춰 '날아다니는 응급실'로 불린다.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에이버블유(AW)-109 '그랜드 뉴'기종으로, 최대 이륙 중량은 3천175㎏이며 6∼8명을 태우고 시속 310㎞로 859㎞까지 비행할 수 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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