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이원영 처장 "원전 내진설계, 예측가능 최대 지진보다 약하게 설계"

손석희 2016. 9. 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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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진에 대한 내진설계로 원전은 안전하다' 정부의 입장이지만 원전 가동 중지를 결정하는데 이렇게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또 그 지역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원전 밀집지역이다보니 우려의 시선을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처장이 마침 경주에 내려가 있는데요. 화상으로 연결해서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양이원영 처장님, 직접 내려가보니까 구석찬 기자가 전해 드린 내용을 저희도 봤습니다마는 내려가 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여기 분들은 처음에는 놀라셨다고 하는데 두번째 지진부터는 거의 공포스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 공포 때문에 집 전체가 흔들리는 걸 직접 목격을 하신 거거든요. 그래서 지금 무너져내린. 그러니까 집이 완전히 무너져내리지는 않았지만 지붕이 구멍이 난 곳도 있고 벽에 금간 곳도 있고 바깥에도 금이 갔지만 집 안에도 금간 곳이 있어요. 이런 곳에 다시 들어가서 지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안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걸 하루빨리 안전진단을 좀 해 줘서 계속 살기에 크게 문제가 없는지를 좀 체크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전해 드린 내용부터 좀 확인을 해야 될 것 같은데 월성원전 정지 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것이 두번째 지진 그러니까 본진 이후에 3시간 24분 만이었습니다. 첫 지진이 난 이후로는 무려 4시간 12분 만이나 됐다는 얘기인데 상식적으로 지진이 일어나면 바로 원전에 힘이 얼마나 가해졌는지 수치가 나타나고 그걸 보고 멈출지 말지를 결정하면 될 것 같은데 계산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필요한 겁니까?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지진계가 건물마다 다 있고요. 그리고 부지에도 있습니다. 그러면 지진이 일어나는 그 즉시 바로 그 힘이 지진계에 측정이 됩니다. 그리고 측정된 그 값은 운전원에게 바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면 수동정지를 해야 되는 0.1G에 가까운 값이 나왔다는 게 확인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부지에는 0.12G가 있었고 그다음 월성1호기는 0.098G였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보통 생각할 때 처음 지진 다음에 두번째 지진도 일어날지 몰랐다가 일어난 거잖아요. 그러면 제가 시댁 와서 시누이 얘기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놀랐다가 두번째는 너무 공포스러워서 넘어질까 봐 집에 있는 그릇들을 다 밑으로 끄집어내셨대요. 그러니까 대비를 하신 거죠. 왜냐하면 더 큰 지진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공포가 있었던 거죠. 그러면 원전을 운전하는 사람도 0.1G 근처에 오면 빨리 이걸 멈추고 점검에 들어가서 혹시 더 큰 지진이 올지 안 올지 그 대비를 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때 어떻게 3시간씩 계산할 그럴 시간이 있습니까?]

[앵커]

그런데 보면 1차 지진 때 월성원전 지진계측값이 0.06으로 아까 말씀하신 기준은 0.1 혹은 심하면 0.2였습니다마는. 그리고 그 당시에 원자력안전위에서 감지한 숫자가 2차 본진 때 0.12G였습니다.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0.12.]

[앵커]

그런데 지진계측법은 또 0.0981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나고요. 그래서 일단 원전쪽에서는 이걸 좀 미세한 숫자 차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계산해서 이걸 멈출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느라고 시간이 걸렸다고 이해할 수는 없는 걸까요?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우리가 첫번째 지진 다음에 두번째 지진이 일어날 걸 예상을 못했잖아요. 그런데 두번째 지진이 더 크게 일어났거든요. 그러고 나면 또 더 큰 지진이 올지 안 올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그럼 항상 위험한 시설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니까 최악의 상황을 예비를 해야 되는 거겠죠. 그러면 수동정지에 거의 근사한 값이 나왔고 그러니까 건물 내의 지진계와 부지의 지진계가 약간의 차이지만 어쨌든 0.1G 부근이잖아요. 약간 적거나 많거나. 그러면 그때는 수동정지를 해 놓고 혹시 배관이라든지 이런 데 문제가 생긴 게 없는지 그런 점검을 하고 더 큰 지진이 올 것에 대해서 대비를 하거나 아니면 다른 여진에 대해서 혹시 문제가 생길지 대비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앵커]

알겠습니다. 저희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 진원지 주변으로 원전이 지금 14기가 몰려 있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게 한국의 동남권지역이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밀집지역이라고 하니까 그래서 내진설계가 아무리 잘돼 있더라도 그렇게 밀집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까?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여기는 원전만 밀집돼 있는 게 아니고요. 활성단층도 밀집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 전체에서 가장 활성단층이 많은 곳이고 그것뿐만 아니라 활성단층대라고 해서 이번에 지진의 진앙지라고 지목받고 있는 양산단층대라고 하는 곳은 영덕 영해부터 양산까지 140km가 넘는 그 연장선에 어마하게 큰 단층대거든요. 그러니까 활성단층이라는 것이 재차 확인이 된 겁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신고리원전 바로 옆에 있는 일광단층 그리고 월성원전 또 옆에 있는 울산단층 그리고 몰양단층 등등 한 활성단층대만 7개가 있고요. 활성단층 확인된 것만 60개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원전만 몰려 있는 곳이 아닌데 원전 옆에 활성단층도 몰려 있고 따라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곳이죠. 그런데 그 큰 지진이 일어나게 되면 원전 하나만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 여러 개가 동시에 문제가 생기면 이건 대처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되는 겁니다.]

[앵커]

어제 출연했던 전문가께서는 당시에 활성단층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또 이 지역이 그 밑에 활성단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원전이 지어졌다. 그리고 누차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리히터 규모 7.0까지 버틸 수 있는 내진설계. 따라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라는 쪽으로 말씀을 하셨는데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의 경우는 산정을 하기는 했습니다마는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내진설계는 항상 상대적입니다. 그러니까 그것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 경우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지금 가동 중인 12개 원전은 전부 다 내진설계가 6.5입니다, 6.5. 7.0은 아직 가동 중인 건 없고요. 가동 중인 12개의 원전은 전부 다 6.5의 내진설계로 되어 있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역사지진 기록을 보거나 이 근처에 있는 활성단층, 활동성 단층 이런 것들을 평가했을 때 논문에 나와 있는 걸 보면 최소 7.0이에요. 그리고 7.5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내진설계가 6.5면 7.0하고는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거고요, 지진에너지로 봤을 때. 7.5하고는 3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의 내진설계가 실제로 예측 가능한 최대 지진보다 굉장히 약하게 돼 있다 이걸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만 좀 의견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양이원영 차장이었습니다. 멀리서 고맙습니다.

[양이원영/환경운동연합 처장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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