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들 행복감 꼴찌..중학생 되면 확 낮아져

배문규 기자 2016. 8. 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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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어른돼도 경쟁서 이기려면 공부는 필수” 응답

한국 아동들이 중학교 진학 이후 행복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이유는 학업부담 때문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원인이 있는 만큼 복합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기구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는 서울 등 6개 권역 중학교 1학년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단심층면접 결과를 담은 ‘한국 아동 삶의 질 비교 연구’를 7일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된 ‘국제 아동 삶의 질 조사’에서 12개국 만 8·10·12세 아동의 행복감에 대한 연구 결과 한국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게 나타났고, 특히 중학교 1학년에 해당하는 12세에서 행복감이 급격히 떨어졌다(8.2→7.4)는 점에 주목해 진행한 연구였다.

인터뷰 대상 중학생들은 초등학교 때보다 학업시간이 늘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시간이 줄어든 것을 부정적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아이들은 가족과 좋은 관계를 행복의 주요 조건으로 꼽았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고 부모님이 학업에 대해서만 궁금해하면서 대화가 줄고 사이가 나빠졌다는 응답도 나왔다.

학업 스트레스는 외부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성인이 됐을 때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공부를 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느끼고 있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부담을 느꼈다. “너는 뭐, 금수저야 은수저야 흙수저야. 이렇게 (누가) 말하면 뭐라고 말해야 하지? 좀 그럴 것 같아요.”

성인기 행복을 위해선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스스로 노력하거나 공부 외에 성공할 수 있는 ‘스펙’이 필요하다는 상반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중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과 탈락의 결과를 내재화하고 있으며, 행복을 위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인식을 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 유민상 연구원은 “아이들 시각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에 기반을 둔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대 김선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부모 세대에게 저녁이 있는 삶이 급선무”라면서 “현재를 희생해 아이들의 공부를 독촉하기보다는 감정을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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