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대목'은 없다.. 관련산업 휘청

구자윤 2016. 8. 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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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에도 찾는 손님 적어 '개고기 산업' 도산 상황 육견 사육농장도 5년새 1만여개서 6000개로 줄어 업계 "합법화 하든지, 관련 업자 업종전환 지원을" 동물자유연대 등 "대체 영양분 많아" 반대 캠페인

복날에도 찾는 손님 적어 '개고기 산업' 도산 상황 육견 사육농장도 5년새 1만여개서 6000개로 줄어 업계 "합법화 하든지, 관련 업자 업종전환 지원을" 동물자유연대 등 "대체 영양분 많아" 반대 캠페인


"손님 없는 것 눈에 안 보여요?"

지난달 29일 오후 1시께 경기 성남 모란시장의 개고기 골목. 개고기 도.소매업을 하는 A씨는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 "얼마 전 중복 때도 손님이 별로 없었고 요즘 장사 잘 되는 보신탕집이 없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보신탕집 업주 B씨는 "대목이란 게 없다. 노인들이나 가끔 보양식이라고 오는 정도"라고 전했다. B씨 옆에서 보신탕에 소주 한 잔을 마시던 손님 소모씨(57)는 "가끔 보신탕을 먹으러 오는데 예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다. 보신탕 말고도 먹을 게 워낙 많으니까"라며 "나도 몸보신이 필요하다 싶을 때나 먹지, 평소에는 잘 안 먹는다"고 말했다.

■개고기 사업 하락세 완연.. "대부분 도산 위기"

1일 한국육견협회에 따르면 5년 전 1만여개에 달하던 육견 사육농장은 현재 6000여개로 추산된다. 사육견도 400만~500만마리에서 250만~300만마리로, 소비견은 350만마리에서 200만마리로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서울시내 보신탕집은 2005년 528개에서 2014년 329개로 9년 사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대한육견협회 최영인 사무총장은 "최근 개고기 관련 업자들이 도산 위기에 몰려 협회 차원에서 집단 행동도 검토 중"이라며 "정부는 개고기를 합법화하든, 관련 업자들이 다른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도축 과정이 비위생적이고 윤리에 어긋나니까 먹으면 안 된다지만 요즘은 개나 소, 돼지 모두 순간 전기충격으로 도살한다"고 전했다.

안용근 충청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개고기의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젊은층의 식습관 변화를 꼽았다. 안 교수는 “인스턴트식품 등 먹을게 많아지면서 젊은층이 굳이 개고기를 찾아 먹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개를 기르는 집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최근 개고기와 관련한 국민 건강 및 공중위생, 동물 학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 도살과 유통을 합법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 장인영 간사는 "이미 소.돼지.닭 등 식용을 위한 축종이 충분히 있는데 가정에서 가족처럼 기르는 개를 또 포함시키는 것은 불필요한 처사"라며 "개고기 유통을 투명하고 깨끗하게 한다고 해서 소.돼지.닭도 깨끗한 환경에서 관리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국내에서 해마다 100만 마리 이상 개가 식용으로 도살된다. 개식용 산업은 열악한 사육환경과 잔인한 도살 등 문제 뿐 아니라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 오폐수 배출 등으로 국민건강과 환경까지 위협한다"며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공장식 축산 지양이 전 세계적 추세인만큼 개식용 합법화를 위한 축종 추가는 타당하지 않다"고 전했다.

■"개고기 유통 합법화 말도 안된다"

동물자유연대는 앞서 지난 7월13일부터 말복인 오는 16일까지 개식용 반대캠페인의 일환으로 버스광고를 진행중이다.

인천공항 리무진 10대와 서울 시내버스 10대에 게재된 광고는 "아빠는 멍멍이 안먹지?"라며 묻는 아이 버전을 비롯해 젊은 회사원, 중년 남성, 개농장 출신 강아지 초코 등 개식용 인식전환을 위한 캠페인이다.

동물자유연대는 또 중복인 지난달 27일 서울지하철 안국역 6번출구 인사동거리 입구 광장에서 인도적인 복날 문화를 정착시키고 개식용 근절을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개식용 문화 반대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날 캠페인은 시작 1시간 여만에 250명 이상 내외국인들이 참여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캠페인에 참여한 미국인 쉐런씨는 "한국의 개고기 식용에 대해 문화상대주의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개고기 문화가 열등하다는게 아니라 개고기를 먹지 않아도 대체해서 섭취할 수 있는 영양분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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