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려는 간호사 너무 많아 번호표 뽑아야 할 지경"

입력 2016. 8. 1. 05:25 수정 2016. 8. 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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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간호사의 고백 '나는 어떻게 나쁜 간호사가 되었나'

진정한 나이팅게일을 꿈꿨지만, 지금은 빨리 사직하는 것이 꿈이 됐다는 간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자신을 '나쁜 간호사'라고 말한다. 살아남으려면 나쁜 간호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현직 간호사들의 고백.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간호사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 왜, 신규 간호사도 '만능'이어야 하는가?

"환자를 위한다는 꿈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냥 죽고 싶어요."
"제2의 우리 딸이 안 나오길 바랄 뿐입니다."

간호사가 된 지 3개월 만에 퇴직한 박지우(가명) 씨. 그녀는 '태움' 때문에 그토록 꿈꾸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간호사들 사이에서 묵인되는 괴롭힘인 '태움'은 그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딸이 당한 태움으로 인해 소송까지 간 아버지도 있다. 서영호(가명) 씨가 '제2의 우리 딸'이 안 나오길 바라며 내민 것은 당시 딸이 당했던 '태움 영상'. 이를 통해 충격적인 실체를 볼 수 있었다. 

간호사의 꿈을 안고 들어온 신규 간호사들. 이들에게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 폭언·폭행도 감내해야 하는 이유

"이 쓰레기야, 이 멍청한 XX야. 너는 이거밖에 못 해? 집에 가 이 XX야 이런 식으로…"
"폭언은 그냥 익숙한 거예요. 저희한테는 그냥 익숙한 거. 항상 익숙한 거."

같은 간호사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당하는' 직업, 간호사. 폭언·폭행을 당해도 심지어는 성추행을 당해도, 결국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일을 '당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들은 왜 항상 '을'일 수밖에 없을까. 

기본적인 생리 현상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 그 속에서 환자를 간호하려면 '인내만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간호사들. 이들은 병원에서 병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침묵할 수는 없다고 느낀 간호사들이 입을 열었다. 병원 곳곳에서 암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폭언, 폭행 그리고 성희롱은 어느 정도일까. 그들의 근무 환경은 얼마나 열악한 것일까. 간호사들은 왜 이 모두를 감내해야만 하는 것일까.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실태를 낱낱이 밝혔다.

◇ '죽음'으로 병원을 떠나는 간호사까지 

"간호사들이 1년에 20% 이상 그만둬요. 왜? 죽기 싫어서 그만두는 거죠."

지난달 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5년 차 경력에 '모범 직원상'까지 받은 그녀. 그녀의 가족들은 직무 스트레스가 사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개인적인 질병 때문이라고 맞서고 있는 상황. 그녀가 '죽음'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11년 전 간호사를 포함한 병원 근로자 4명이 연쇄 자살했다는 병원. 이 병원의 간호사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저 한 병원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치부될 일일까.

◇ 우리가 알지 못했던 간호사의 세계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 간호사들은 환자를 돌보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버텨왔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 없는 '나쁜 간호사'가 되어 병원에 남았다고 말한다. 

과연 이러한 현실 속에서 환자들은 제대로 된 간호를 받을 수 있을까. '착한 간호사'가 된 그들에게 간호를 받을 수 있는 날은 과연 올까.

(SBS 뉴미디어부)     

▶ 1년에 20%의 간호사가 그만둔다…"죽기 싫어서"
▶ "간호사 된 걸 후회해요"…사라진 나이팅게일의 환상
▶ 의사의 폭언 폭력에 반발 못 해…뒤틀린 '갑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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