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생활공간 전자파 '무방비' 노출..허용기준 중국의 100배

한국인 2016. 7. 2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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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리포트 맥]

[앵커]

전자파가 우리 몸에 좋지 않다는 건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나쁜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데요.

뿐만아니라 정부에서 허용하는 안전기준에는 암 유발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습니다.

일부 선진국 민간 단체들은 전자파 허용기준을 우리의 1만분의 1 수준까지 낮춰서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전자파의 유해성과 허용기준 논란을 박상률 기자가 현장IN에서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빌라촌.

반경 수십미터 안에 무선통신 중계기가 20대 넘게 설치돼 있습니다.

중계기와 거의 붙어 있는 가정집의 전자파를 측정해봤습니다.

<서한동 / 전자파 측정업체 대표> "일상 생활에서 외부에서 노출되는 생활 전자파의 20배 정도까지도 노출이 돼 있는데…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든지 심각하게는 아침에 구토 증상을 느낀다든지…"

이 방을 쓰고 있는 아이는 두통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아이 어머니>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아이가 피곤해서 그런가, 병원에 갔어요. 그랬더니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거예요. 어느날 창틀 청소하다가 위를 쳐다보니까 중계기가 있는거예요. 깜짝 놀랬죠."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아파트 단지.

옥상에도, 주민들이 쉬는 정자에도, 통신 중계기가 설치돼 있지만 알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복은경 / 경기도 파주> "사실 저희는 이게 중계기인지 뭔지 알 수가 없어요. 커버를 씌워놔서… 최근에 알았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서울의 한 아파트는 아예 놀이터에 중계기를 설치해놨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뛰어노는 아파트의 한 놀이터입니다.

그런데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이렇게 다수의 무선통신 중계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주민들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전자파 측정 결과 괜찮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과연 중계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까요?

<서한동 / 전자파 측정업체 대표> "이 측정기는 2만 마이크로와트(μW)를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측정기가 측정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갔다는 겁니다. 굉장히 높은 수치의 전자파가 방사되고 있다…"

<하미나 /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교 교수> "어린이는 발달 과정에 있기 때문에 대사율, 흡수율이 어른보다도 훨씬 높습니다. 같은 정도의 오염된 환경에 있다 하더라도 어른보다도 훨씬 더 많은 오염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우리 정부는 국제비전리방사보호위원회가 1998년에 정한 기준에 따라 1천만 마이크로와트(μW)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해 스위스나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 국가들은 이 기준을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독일의 한 민간단체는 1천μW만 넘어도 경고 수준으로 제시했고 미국, 캐나다, 호주의 민간단체들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습니다.

우리 정부 기준의 1만분의 1 수준입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취재했던 아파트나 빌라, 놀이터 모두 '경고' 수준을 훨씬 웃도는 상황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찾는 경기도의 한 카페거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무선통신 중계기가 바로 이 길 방향으로 나있는데요.

제가 직접 걸으면서 전자파를 측정해보겠습니다.

전자파가 낮을때는 1만3천~1만5천에서 높을 때는 1만9천μW까지 올라갑니다.

우리 정부가 정한 기준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뭘까?

<하미나 / 단국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전자파가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건 전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인정해서 정한 나라들의 기준보다는 굉장히 완화된 기준이 되는거죠."

결국 정부의 전자파 허용 기준에는 암 유발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는 겁니다.

우리 동네 주변에 중계기가 얼마나 설치되어 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통신사들이 공개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서는 통신 중계기가 어디에 얼마나 설치돼 있는지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정기적으로 전자파 민감성 인구를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지만 우리 나라는 전무하고, 전자파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민간단체도 없습니다.

전자파에 장기간 노출 되었을 때의 위험성을 연구하는 곳도 거의 없습니다.

정부도, 민간도 아직은 전자파를 심각한 문제로 생각치 않는 겁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당연히 전자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자파가 우리 몸에 얼마나 유해한지,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지, 이런 고민이 없다면 훗날 우리에게 어떤 재앙으로 다가올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현장IN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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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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