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축사노예 생활 40대 장애인..농가 주인 "한가족처럼 지냈다"
20여 년 동안 지적 장애인을 노예처럼 다룬 축산농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지적 장애인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강요한 축산농가 김모(68)씨와 오모(62·여)씨 부부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적 장애인 A(47)씨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김씨 부부의 축사 옆에 있는 2평짜리 쪽방 생활을 하며 강제 노역을 당했다.
쪽방은 거미줄이 쳐있고 입구에서 날파리가 날리고 악취가 진동하는 등 열악한 환경이었다.
A씨는 소 44마리를 키우는 축사에서 매일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A씨에게 식사를 제대로 주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학대한 정황도 확인됐다.
또 A씨를 20여 년 동안 기다린 노모(77)가 바로 지척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의 억울한 사연은 우연한 기회에 알려지게 됐다.
A씨는 지난 1일 오후 9시쯤 마을 인근에 한 공장 건물 처마에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고 이에 사설 경보업체 경보기가 울렸다. 며칠 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A씨를 만난 경찰은 말이 어눌한 그를 수상히 여겼고 주민 탐문 조사를 벌인 끝에 A씨가 무임금 노역을 해왔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지역 주민들은 지적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이 농장에서 일하는 정도로 여겨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에 발견된 뒤 극도의 불안감과 대인기피증 증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20여 년 전 소 중개업자가 데려온 이후 한가족처럼 지냈고 감금한 적이 없다”며 “예전에는 문제가 안 됐던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씨가 심리적을 안정을 찾은 뒤 학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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