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양승태 39점..법원장들 리더십 '낙제점'

박용하 기자 2016. 7. 1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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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법원 직원, 3년간 평가…행정처 처·차장 등도 ‘저조’

최근 3년간 법원 직원들이 평가한 고위 법관들의 리더십이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3년간 평가점수는 40점을 밑돌았으며, 대법원장과 대법관 후보로 거론되는 상당수도 직원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나쁜 평가가 계속되는 법관들이 중요 보직을 계속 맡는 등 대법원장이 독단적으로 인사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법원장은 낙제점 직장 상사

경향신문은 13일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전국 법원 직원들(법관 제외)이 참여한 ‘법원장 다면평가 결과’를 입수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업무수행 적합 여부’ 설문에서 대법원 소속 직원들에게 지난 3년간 평균 39.5점(100점 만점 기준)을 받았다. ‘대법원장이 사법행정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대해 전국 법원 직원의 과반인 55%가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양 대법원장은 숙원사업이라던 상고법원을 자신의 임기 후반인 지난해에야 추진했고, 무리한 일정 때문에 국회에 저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듯 법원 직원들도 양 대법원장의 ‘행정·입법권 견제’에 낮은 점수를 줬다.

특히 그의 ‘등산 사랑’도 저조한 평가의 이유가 됐다. 양 대법원장은 2013년부터 대법원 등반대회를 열거나 각급 법원을 방문해 등반대회를 열었다. 당시 일선 법원장들이 의전에 힘을 쏟는 과정에서 법관과 직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뢰 잃은 고위 법관들이 대법원장·대법관 후보에

대법원장의 핵심 측근이자 법원 ‘빅3’로 꼽히는 법원행정처 처장과 차장에 대한 평가도 매우 낮아 3년간 29~54점이었다. 이 가운데 다음 대법원장 물망에 오르는 차한성,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은 평균 40점과 41점을 기록했다.

현직 법원장들 가운데는 장석조 전주지법원장(22점) 등 5명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장 법원장과 지대운 인천지법원장, 이태종 서부지법원장, 이강원 창원지법원장은 다음 대법관 후보로 천거된 상태다.

지대운 법원장은 재판 당사자에 대한 막말로, 이태종 법원장은 배석판사를 힘들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장 법원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 법관평가에서 ‘소송 당사자들에게 조정을 강요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대법관 후보로 천거된 법원장 가운데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는 김동오 인천지방법원장, 김창보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13명이다. 김동오 법원장은 3차례 평가에서, 김창보 부장판사는 4차례 평가에서 모두 90점을 넘는 호의적 평가를 받았다.

저조한 평가를 받은 전직 법원장은 영화 <부러진 화살>의 모델 박홍우 전 대전고법원장 등 4명이다. 최근 법조비리로 구속된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로펌을 세운 조인호 전 대전지법원장, 서울중앙지법원장 출신 황찬현 감사원장이 포함돼 있다.

■직원 다면평가의 의미와 한계

법원 직원들이 2006년부터 해온 법원장 다면평가는 올해로 시행 10년째다. 폐쇄적이라고 비난 받는 법원 인사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법원 직원들은 판사와 함께 재판 과정에 참여하면서 고위법관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들로 꼽힌다. 대법원이 직원들의 다면평가를 반영하지 않고 평가가 저조한 법원장들을 계속 중요한 자리에 중용하는 등의 한계가 있다. 일부에서는 단순 인기투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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