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자들 "이정현은 왜 안까" 세로드립 성명 눈길
[오마이뉴스 글:정민규, 편집:장지혜]
▲ 세월호참사, 청와대의 KBS 보도통제 증거 공개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증거 공개 언론단체 기자회견'이 자유언론실천재단, 동아투위,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노조 주최로 열렸다.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내용에 항의하고, 편집에 개입하는 내용의 육성 녹음파일이 공개되었다. |
ⓒ 권우성 |
7일에는 KBS 보도본부 소속 33기 기자들이 성명을 발표했다. KBS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성명의 제목은 '공영찬가'. 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언뜻 보면 친정부 성향의 성명으로 읽힌다. 하지만 비밀은 성명의 끝에서 확인할 수 있다.
33기는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라는 말을 써, 세로 읽기에 전하고자 하는 뜻이 있음을 밝혔다. 성명의 세로 첫 글자만 읽는다면 "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안까 북한보도 그만좀해"라는 문장이 완성된다.
야당 의원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에는 침묵하는 자사의 보도 행태와 높아진 대북 관련 뉴스 비중을 비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명은 지난 3월 제1회 이승만 시 공모전에서 입선한 '우남찬가'를 패러디한 형태이다.
앞서 KBS에서는 청와대의 보도 개입을 비판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비판 성명에 더해 일선 기자들의 입장 발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33기에 앞서서는 27기 기자들이 단체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뒤를 이어 이번에 성명을 발표한 33기는 지난 2007년 KBS에 입사했다.
다음은 KBS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33기 성명 전문이다.
공영찬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할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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