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의 노들섬과 오세훈의 그것은 뭐가 다를까?
【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박원순 시장의 노들섬과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하던 노들섬은 무엇이 다를까.
서울시가 22일 발표한 '노들꿈섬 공간·시설 조성 국제현상설계공모' 최종 당선작 Studio MMK의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은 오 전 시장이 꿈꾸던 한강 예술섬 사업과는 적잖이 차이가 난다.
'음악'을 주된 콘텐츠로 하는 것은 같지만 규모나 투입재원, 그리고 운영방식은 크게 구분된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010년 6월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2-6, 한강대교 아래 강 위에 떠 있는 11만9854.5㎡에 달하는 노들섬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의 '한강 예술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05년 2월 이명박 시장 시절 처음 발표된 예술섬 계획의 최종판인 셈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6000여억원을 들여 늦어도 2016년까지 노들섬을 각각 2만㎡ 안팎의 오페라 하우스와 심포니홀이 중심이 된 클래식 향유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서울의 표상이자 관광자원이 될 예술섬"이라고 선전했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조달을 문제삼은 시의회의 반대로 설계공모만 해 놓고 정작 공사를 위한 첫삽도 뜨지도 못했다. 오페라 등 고가의 공연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반대여론에 한 몫했다.
이후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 2011년 가을 재보궐 선거로 서울시 수장이 된 박 시장은 5년여 동안 노들섬의 활용을 고민해오다 5년만에 현상 설계공모를 마무리지었다.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은 일단 투입재원이 한강 예술섬(약 6000억원)의 12분의 1에 불과하다. 시는 운영주체 선정과 설계공모, 그리고 건립비용까지 합쳐 약 5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공모 당선작 조감도만 보면 오페라 하우스와 심포니엄홀 등 대형 공연장 대신 ▲실내공연장(노들스테이지) ▲음악도서관(뮤직아카이브) ▲스타트업 창업지원 시설(노들문화집합소) ▲콘텐츠 생산시설(노들스튜디오) ▲숙박 및 상업시설(노들아트호텔, 노들거리) 등 소규모 건물이 들어선다.
이 건물들은 모듈형으로 트랜스포머처럼 향후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
음악·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구현이 이루어질 건축물의 면적은 9725㎡(연면적)로 한강 예술섬의 3만1553㎡에 비해 3분의1수준으로 축소됐다.
서울시는 운영방식 역시 차별화했다.
한강 예술섬의 경우 운영주체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조성계획을 먼저 발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번에는 1차로 공모로 문화예술, 상업, 뉴미디어 등 8개 전문조직·기업의 컨소시엄인 어반트랜스포머팀에 운영권을 줬다. 이들이 밝힌 노들꿈섬 운영계획·시설구상 'BAND of NODEUL'를 기반으로 Studio MMK의 '땅을 재구성한 노들마을'도 나왔다.
이성창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공공개발센터장은 "오세훈 시장 시절 한강 예술섬과 비교했을 때 음악은 공통점이지만 주제는 다르다"며 "(한강 예술섬)한 번에 6000억원 드는 시설을 짓고 한정된 콘텐츠, 한정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이번 공간은 비용은 적게 들고 시설을 조금씩 바꿀 수 있는 발전형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시작은 작지만 여러 사람이 올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공연하고, 필요하면 시설이 늘어나는 공간이 목표"라고 말했다.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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