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10명중 8명이 여성..女風에 밀려 男교사 사라진 교단

2016. 6. 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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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신입생 특정 성비 제한..학교마다 제각각이라 효과 제한적 교단 지나친 여성화 경계 목소리.."사회 합의 통한 대책 필요"

교대, 신입생 특정 성비 제한…학교마다 제각각이라 효과 제한적

교단 지나친 여성화 경계 목소리…"사회 합의 통한 대책 필요"

(전국종합=연합뉴스) 청주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해 교사 62명 중 남자는 5명뿐이었다.

올해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3명의 남자 교사가 한꺼번에 다른 지역으로 전출 간 탓에 이제는 2명만 남았다. 남자 교사가 맡아왔던 체육 과목을 누가 맡을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교사가 롤 모델이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지나치게 여성화될 수 있다는 점도 걱정스럽다.

학교 관계자는 "여 교사들이 수업 운영이나 아이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세심하고, 다정다감한 장점이 있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인 만큼 남자 교사가 챙겨줘야 할 부분도 있다"며 "(교사 성비가) 지나치게 한 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아쉬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이런 어려움은 이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 성비 불균형은 전국 초등학교에서 나타난다.

초등학교 6년을 보내면서 남자 담임교사를 1명도 만나지 못하는 경우는 이제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초·중·고 12년을 통틀어 한 번도 남자 담임교사를 만나지 못하고 졸업하는 학생도 있다.

통계를 살펴보면 교원 성비 불균형은 더욱 뚜렷하다. 정부는 매년 4월 1일을 기준으로 교원 현황을 파악해 교육 기본통계를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초·중·고교 교사는 42만 8천904명이다. 10여년 전인 2005년 38만 389명에 비해 12.7%(4만8천515명) 증가했다.

이중 여성교사는 22만 2천797명에서 28만 4천389명으로 27.6% 늘었다. 남성 교사는 15만 7천592명에서 14만 4천515명으로 8.2% 줄었다.

초·중·고교 교사의 여성 비율은 2005년 58.5%에서 작년 66.3%로 7.8% 포인트 늘었다.

초등학교 교사 성비 불균형은 훨씬 심각하다. 작년 4월 기준 전체 초등교사는 18만2천658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교사는 14만516명으로, 전체의 76.9%를 차지했다. 10명 중 8명이 여자 교사인 셈이다.

교직에 여성이 몰리는 것은 다른 직장에 비해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진입할 수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퇴직할 때까지 고용이 보장된다. 교단에서 성 차별 없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우호적이다.

초등학교 교직에 여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몰린다. 중·고생보다 지도가 수월하고, 세심한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에게 남성보다 여성 교사가 낫다는 전통적 인식이 이어져 온 까닭이다.

초등학교 교단에서 남성 교사들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워졌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신선미 연구원은 "남성들은 여성에 비해 선택 가능한 직업군이 사회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발 시스템을 갖춘 교직에 자연스럽게 우수한 여성들이 몰리다 보니 여성 교사의 숫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분석했다.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性) 인식을 위해 교단 성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1980년대 일부 교대를 중심으로 일정 수준의 남자 교원 확보를 위한 특별한 제도가 도입됐다.

특정 성(性)이 일정 부분을 초과할 수 없도록 성비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든 것이다.

이 규정에 따라 교대는 신입생 선발 때 특정 성이 일정 비율을 넘으면 반대 성의 지원자를 선발했다.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자 2000년대 들어 전국 10개 교육대(제주대 교육대 포함)가 모두 입시 요강에 성비 적용 선발 정책을 적용, '남성 교사 구하기'에 나섰다.

공주교대 학생지원처 구자명 입학팀장은 "특정 성별에 편중된 교단의 현실을 개선하고자 초등교육 양성기관인 교대에서 성비 제한 규정을 적용해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비 제한 비율은 전국 교대마다 천차만별이다.

국가에서 정해준 기준이 없다 보니 대학 자체적으로 구성한 입학전형관리위원회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하기 때문이다.

광주교대 60%, 부산교대 65%, 대구·공주교대 70%, 전주·춘천·청주교대 75%, 경인교대 80%로 정했다.

광주교대는 여성 신입생을 65%만 뽑고, 나머지 35%는 여학생에게 실력이 뒤지더라도 남학생으로 채운다.

이들 학교의 성비 제한 선발 규정은 정시모집 중 일반 전형 선발에만 적용된다.

청주교대의 경우, 261명을 선발하는 정시 모집에서 일반전형 모집인 225명의 지원자에 한해서만 성비를 적용할 뿐 100명을 모집하는 수시모집에서는 따로 성비제한을 두지 않는다. 100명 모두 여학생으로 채울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진주교대는 수시와 일반전형 모집에서 70∼80%의 성비를 적용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성비 제한 규정은 그야말로 '마지노선' 역할만 하는 수준이다. 성비 불균형을 해소할 근본책은 되지 못한다.

문제는 교단의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도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진 교단의 성비 불균형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는 못한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남자교사 할당제 도입은 교사의 질적 하락이나 역차별 논란 등으로 도입이 어렵다.

실제로 2006년 5월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도입했던 양성평등채용목표제가 공립 중등학교 교사임용 시험에 적용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위헌소송에서 위헌 각하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여초현상으로 교직사회의 다양성이나 성 관념, 학교운영 등 교육현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교단의 여성화 경향은 OECD 국가 대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교직이 전문직이라는 점에서 남녀를 떠나 전문성과 열정을 가진 교사가 임용되는 것이 기본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단의 지나친 여성화 경향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성 역할을 인식시키는데 한계가 있기에 우수한 남성 자원을 교직으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종운 종로학원 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교원 성비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선 교대 신입생의 성비를 일정 정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의 처우가 좋아지면서 최근 3∼4년간 초등교사 임용고시 합격자 중 남자 교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30% 후반대를 유지한다"며 "당장 교단 성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어서 장기적인 과제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박영서·이주영·변지철·최은지·형민우·한무선·백도인·김형우)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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