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마트폭행 지적장애인, 성추행 SNS유포는 '거짓'

김지호 2016. 6. 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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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폭행이 성추행 폭행남으로 알려져
"수차례 무시와 괴롭힘에 폭행했다" 해명

【안양=뉴시스】김지호 기자 = 경기 안양의 한 마트에서 동료 여직원을 때리는 장면이 SNS상에 유포된 30대 남성에 대해 '성범죄도 저질렀다'는 주장은 현재까지 경찰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CCTV 영상과 성추행 내용의 글이 SNS상에서 떠돌면서 이 남성의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돼 2차 피해까지 벌어졌다.

이 남성은 20대 초반에 뇌병변장애 5급 판정을 받은 지적장애인으로, 그동안 해당 여직원으로부터 수차례 무시와 괴롭힘을 당해 폭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9일 뉴시스 취재진과 만난 조모(37)씨는 어눌한 말투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퍼지는 데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2009년 6월부터 8년째 마트에서 배달일을 해온 조씨는 "그 여직원이 '누나'라고 불러라 왜 아줌마라고 부르느냐"고 괴롭혔다"며 "평소 물건 배달을 할 때 여러차례 배달 물건을 일부러 빼놔 배달을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등 무시와 괴롭힘을 당해 왔다. 그날(지난 1일)도 무더웠는데 또 물건을 빼놔 배달 갔다가 다시 돌아왔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 때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다른 직원과는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내왔는데, 유독 전씨만 나를 무시해왔다"며 "다른 직원들로부터 배달일을 요청받으면 별 탈 없었는데, 전씨로부터 요청받은 배달 일은 유독 실수가 많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전씨가 배달 상품을 잘못 알려줬거나, 고객 측에서 요구한 사항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더운 날에도 수차례 왔다 갔다 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당시 CCTV 영상에 나온 대로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전씨를 폭행한 건 명백하게 잘못한 것이고, 죄를 모두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조씨의 여동생은 "사과를 위해 피해자들을 찾아갔고, 처벌을 달게 받겠다고 했는데도 뒤늦게 영상과 사실과 다른 성추행 얘기가 SNS에 올려지면서 2차 피해를 겪고 있다"며 "단순한 폭행사건이 갑자기 파렴치한 성추행에 폭행남으로 유포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적장애인인 오빠가 무시와 괴롭힘을 당해 폭행에 이르게 됐는데 허위사실이 유포되면서 온 가족이 정신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 8일 오후 조씨로부터 폭행당한 전모(43·여)씨의 딸이라고 밝힌 여성이 자신의 SNS에 CCTV 영상을 올리면서 인터넷을 통해 해당 영상이 급속도로 퍼졌다. 조씨의 연락처와 집주소가 모두 공개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거는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수백통 이상 쏟아지면서 조씨 가족은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문자메시지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은 물론, 인격 비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조씨는 현재 휴대전화를 꺼둔 상태다.

CCTV 영상은 전씨의 남편이 가게를 찾아와 촬영해 딸이 게재했다. 1만5000건 이상 공유됐으나 9일 오후 2시께 삭제됐다.

전씨의 딸은 영상을 게재하면서 "저희 어머니 몸을 만지고 하지말라고 해도 계속 만져서 어머니가 직원분들께 말씀드리려 하자 태도가 돌변하여 욕하고 막대하셨다고 합니다"는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경찰이 수사한 바로는 이 같은 딸의 주장은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 주장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사실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동안 무시를 당해오던 조씨가 홧김에 폭행을 저질렀는데, 단순 폭행사건이 SNS에 퍼지면서 일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신상이 공개된 조씨는 현재 마트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조씨의 직장 동료 A씨는 "조씨가 정신적으로 다소 문제가 있지만, 옆에서 봤을 땐 착한 동생이었고 전씨 외 다른 직원들과는 문제없이 잘 지내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1일 오후 4시께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의 한 마트에서 전씨를 손으로 때린 혐의(폭행)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조씨 가족은 신상이 공개된 경위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성범죄 관련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kjh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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