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수단 된 집..무주택자 2300만명은 주거불안"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집은 편안하게 쉬고 삶을 누릴 수 있는 안식처인데 돈 거래 수단이나 투기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짓는 게 아니라 부실한 집을 짓게 되는 거죠"
3일 저녁 7시40분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초록색 텐트 6개가 설치됐다. '별이 빛나는 한여름의 낭만'을 주제로 인디밴드 '밥 먹고 하는 밴드'가 노래를 시작하자 약속한 듯 시민 30여명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날 행사는 무주택자의 날을 맞아 '한국 사회에서 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 보고자 전국세입자협회와 서울세입자협회가 마련했다. 무주택자의 날은 1992년 전국도시빈민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이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며 선포했다.
행사 사회를 맡은 고석동 서울세입자협회 대외협력국장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는 어떤 문제가 있고 행복한 집에 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자리"라고 취지를 소개했다.
텐트에 앉아 밴드의 공연을 듣던 김시아씨는 "지난해 층간소음 때문에 고통을 겪으면서 집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시민들과 집에 대해 이야기하고 즐기는 자리라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람들이 층간소음을 에티켓이나 공중도덕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건물을 부실하게 날림으로 지어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그 이유는 집을 짓는 사람들이 집을 안식처가 아닌 투기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결론에 다다른 김씨는 올해 초 '집걱정없는 세상'이라는 주거권 운동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공연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노랫소리에 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공연을 지켜보기도 했다.
최창우 전국세입자협회 공동대표는 "5100만명 중 2300만명이 무주택자"라며 "중요한 것은 모두가 자가에 사는 것이 아니라 세입자들이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원하는 기간만큼 살 수 있도록 거주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국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일방적인 교육보다는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공연을 보고 먹거리를 나눠 먹으면서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받는 청년들과 세입자들에 대해 생각하고 공감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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