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구제역 매몰' 5년..토양·수질오염 '심각'

김학재 2016. 3. 2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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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5년 전 구제역 파동 당시 전국적으로 돼지와 소 등 가축 수백만 마리가 매몰 처분됐는데요,

규정을 지키지 않은 마구잡이 매몰로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체가 자연 분해되지 않아 수질과 토양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학재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 2011년, 전국을 휩쓴 구제역 파동.

당시 가축 350만 마리가 땅속에 매몰 처분됐습니다.

5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어떨까?

경기도 내 한 구제역 매몰지를 굴착기로 파 봤습니다.

잠시 뒤, 썩지 않은 돼지 사체가 허옇게 드러납니다.

보통 3년 안에 오염 없이 자연 분해돼야 하지만 사체 상당수가 그대로 형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사전 처리 없이 규정보다 많은 돼지를 묻었기 때문입니다.

구제역 파동 당시 묻은 돼지를 파내는 이곳은 심한 악취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곳에만 돼지 650여 마리가 매몰돼 있습니다.

규정상 돼지 한 마리를 묻는 데 필요한 공간은 1세제곱미터.

이곳은 최대 420마리까지 묻을 수 있는 넓이지만 230마리나 더 묻혔습니다.

<인터뷰> 이수열(환경처리업체 본부장) : "비닐하고 생석회를 섞어서 동물 사체하고 버무려져 있다 보니까 사체 자체가 그대로 썩지 않고 있는 상태로..."

주변 토양은 까맣게 변했고, 침출수까지 흘러나와 주변 지하수 오염까지 우려됩니다.

침출수를 빼내는 오염 방지 시설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겁니다.

오염된 매몰지에서는 땅 소유주들이 농작물까지 재배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을 주민 : "시골에서 (땅을) 놀릴 수는 없어요. 놀릴 수는 없으니까 마늘.. 마늘을 심어놨는데..."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선 미생물을 활용한 자연 발효와 사체 소각 등 후속 조처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문제입니다.

<인터뷰> 권순원(경기도 여주시청 자원순환 과장) : "(주민들이) 3년이 지나면 (매몰지를) 없애준다고 해 놓고 왜 안 없애느냐(그러는데)..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막연히 없앨 수는 없거거든요."

이런 구제역 매몰지는 경기도 2천여 곳 등 전국적으로 4,500여 곳에 이릅니다.

현장 추적 김학재입니다.

김학재기자 (windo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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