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버니 샌더스 '열풍' 공통점 4가지

2016. 2. 5.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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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정규(성남)기자] 2015년 4월 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로 출마를 선언한 ‘버니 샌더스’의 출마 당시 지지율은 3%. 하지만 다크호스를 예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견은 현실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한국의 이재명 성남시장도 2015년 4월 한국갤럽 여론조사 1%지지율로 대권잠룡에 첫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재명 시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버니샌더스에게는 열성 지지자들이 많지만, 전국적인 인기는 없다는 것이 최초 그의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샌더스 돌풍의 이유로 CNN이나 워싱턴포스트는 “불평등 해소를 주장하며 민심과 눈을 맞추는 정치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자본주의’ 의 파수꾼인 미국에서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가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모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 곳곳에 만연한 차별 문제에 정면대응하면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있다.

샌더스가 부자가 아닌 이웃에게 한 푼 두 푼 후원금을 모아 선거 자금을 마련한다. 그는 반월가 정책과 친서민 행보로 ‘보통사람’같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있다.

버니 샌더스는 “부자 상위14명의 재산이 2년간 1570억달러(약 188조원) 늘었는데, 이는 하위 계층 40%가 2년간 벌어들인 소득보다 많다”라고 말한다. 소수에게 편중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분배하고 99%를 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강경 진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이런 강경 진보의 발언에 거리를 두기 보다는 편승하고 있는 듯 하다.

미국에서 버니샌더스 ‘신드롬’이 이어지면서 한국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조명을 받고있다.

미국 최초 ‘민주적 사회주의자’ 버니샌더스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평범한 국민을 위한 미국의 미래를 말한다. 이 열풍이 한국에 전파될 수 있을까. 한국에도 버니 샌더슨과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버니샌더스의 공통점은 4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로 기득권 권력과 맞서고있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부와 권력을 독점한 세력들과 타협하지않고 투쟁한다.

두번째는 국민들의 참여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변화를 이끌어내기위해서는 국민의 행동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이재명과 십만대군’이라는 자신의 SNS 지지층도 폭넓게 형성돼있다. ‘손가락 혁명군’이라는 지지 세력은 쉴새없이 SNS를 통해 이재명 시장을 홍보하는데 앞장선다. 그래서 그의 별칭은 ‘SNS대통령’이다.

세번째는 풀뿌리 조직들의 지원을 받는다. 국민이 가진 권리를 알려줘 정치 참여를 권장하고 지지세력으로 흡수한다.

네번째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점이다. 성남이라는 한국의 작은 도시의 성공 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세상을 바꾸기위해 노력을 시도한다. 그래서 이재명 성남시장의 성남을 성남민국’, ‘성남공화국’이라는 부르기도한다. 

이 시장은 한국의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일개 시장이다. 하지만 이재명 시장의 돌풍은 한국 정치계에서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한국 정치계에서 처음에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애써 폄하했지만 그는 신기루가 아닌 ’신드롬‘ 돌풍을 일으키고있다.

사실 요즘 이재명 경기도 성남시장만큼 세간의 주목을 받는 사람도 없다. 그는 올해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반대에도불구하고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지원 등 3대 복지사업을 강행했다. 이른바 ‘이재명 3대무상복지 패키지’다.

그는 ‘칼라’가 분명하다

정부가 성남시를 사회보장기본법 위반으로 대법원에 제소하고, 이재명 시장은 헌법재판소에 대통령을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했다. 한국에서 일개 기초자치단체장이 중앙정부와 정면 승부수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실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다. 아무리 성남시의 재정력지수(자치단체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재정능력)가 높아도 중앙정부가 직무감사·직제 허용 등의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공공예산 낭비 줄이면 복지 늘어난다고 강조한다.

이 시장은 “우리는 감사를 거의 매일 받는다. 우리는 그렇게 훈련돼 있다. 작년까지 260여건의 감사를 받았다. 감사 일수가 임기 중 921일이었고, 지금은 1000일이 넘지 않나 싶다. 그것을 근무일로 따져 보니 4일 중 3일은 감사를 받은 것으로 나왔다. 다른 기초자치단체는 거의 받지 않는 전면 특별감사도 두 번이나 받았다.”

이 시장은 “기득권 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있어 자신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원리주의자”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2010년 당선되자마자 전임 시장의 방만한 경영으로 위기에 봉착한 성남시에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모라토리엄은 지불유예로, 성남시의 ‘파산’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3년 6개월 만에 이 빚을 모두 청산했다.

빚더미 성남시 재정은 차츰 안정화되면서 성남시는 이후 행정자치부 재정평가 3년 연속 우수평가인 ‘가’ 등급을 받았다.

지금은 한푼의 지방채도 발행 안한채 튼튼한 시 재정을 자랑하고있다. 비결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는 “7300억원인 비공식 부채를 5~6년 동안 갚아야 할 것이라고 처음에 생각했는데, 3년 만에 갚아지더라”면서 “공공 살림은 엉터리로 쓰는 게 많다.이권 챙기는 사람을 끊어버리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도 4대강, 자원비리, 방위비 낭비만 안 하면 복지 예산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올해 3대 무상복지 시리즈를 전격 시행했다. 중학교 1학년 신입생에게 교복을 무상지원하고, 산모들에게 공공산후원조리비를, 만24세 청년들에게 청년배당을 실시했다. 당연히 ‘포퓰리즘’ 논란이 가열됐다.

하지만 이 시장은 “청년배당은 미래가 없는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20만원씩 준다는 약속, 삼성 이건희 회장에게도 20만원 주기로 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 약속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일률 지급은 관리 경비를 절감하고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럽에서 이미 새로운 복지모델로 도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의 일 추진 방식은 마치 ‘불의 전차’ 같다. 한번 결정하면 무섭게 돌진한다. 결코 옆으로 새거나 뒤로 후퇴하는법이 없다.

그는 중앙정부와 ’맞짱‘을 뜬다. 성남을 ’한국의 작은 정부‘ 로 만든다. 복지에 이어 노동 환경 통일 정책을 모두 세운다. 정부의 모든 기능을 축소해 성남을 한국 국민들이 부러워하는 모델로 만들기위해 노력한다.

이 시장은 가난과 싸워 이겨낸 한국의 전형적인 ‘빈민’ 출신이다. 정치적 공세로 자신을 ‘공격’하는 논리에는 정면돌파한다. 결코 피하는 법이 없다.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도 날린다. 그래서 SNS에서는 국민들의 ‘울분’을 대변하는 ‘올곧은’ 지도자로 일찌감치 선택됐다.

1941년 뉴욕에서 가난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난 버니 샌더스처럼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국 경북 안동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1976년 초등학교를 마치고 성남의 상대원 시장 뒷골목 반지하 단칸방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지독한 가난이 찾아왔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고단한 어린 노동자 생활을 시작해야만했다.

중학교도 진학 못하고 처음 들어간 직장은 목걸이 공장이었다. 13살 꼬마노동자로 잔심부름을 하며 납땜질이 손에 익을 무렵 사장은 석 달치 월급을 떼먹고 야반도주했다.

성남 상대원 공단의 공장을 전전하며 기술을 배웠지만 돌아온 것은 수차례 산재 사고와 후유 장애였다.

작업중 프레스에 왼쪽 손목이 끼어 골절상도 당했다. 후유증으로 뼈의 성장판이 손상되는 장애도 입었다. 그는 지금도 팔이 제 기능을 못하는 6급장애인이다. 장애인이지만 고등학교 졸업장이라도 있으면 공장 관리직이라도 할 수 있지않을까 라는 희망 하나로 주경야독했다.

그는 잠을 쫓기 위해 바늘로 찌르고 아카시아 나무에 몸을 비비고, 책상에 압정을 뿌려놓고 공부했다고 한다. 그런 처절한 공부 끝에 그는 1년 만에 중학교 검정고시,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리고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그는 ‘화려한’ 판 검사 길을 포기했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노동 인권변호사로 ‘길거리’에 나섰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했다. 혼자만의 외로운 길이 또 시작됐다.

그는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걷다가 현실 정치에 뛰어 들었다. 계기는 성남 시립의료원 건립 운동이다.

그는 “전국 최초로 주민이 발의한 시립의료원 조례가 시의회에서 47초 만에 날치기 폐기되는 것에 항의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수배됐던 적이 있다”면서 “교회 지하에서 시장으로 당선돼 직접 시립의료원을 만들기로 결심한 날짜가 바로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다”라고 정확히 말했다.

그는 2010년에 당선됐다.약속대로 2013년 11월, 그는 성남시장으로서 시립의료원 기공식 버튼을 눌렀다. 2017년 하반기에 준공되는 성남시립의료원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삼성의료원에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던 음압병상을 32개나 갖춘것으로 나타나 그의 안목을 짐작케했다. 그는 2014년 시장에 재선됐다.

그는 지난해 4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야권 차기 지도자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더니 꾸준히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야권 광역단체장 중에서도 박원순 서울시장 다음이다.

그는 오로지 팟캐스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뉴미디어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는 SNS를 직접한다. 그는 신속하고 정확하고 편리하게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SNS라고 확언한다.

그가 SNS에 매달리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그는 “SNS는 보수언론의 허위보도, 왜곡조작에 해명하고 싸울 유일한 보호수단”이라면서 “그래서 죽기 살기로 한다. SNS는 내가 살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강조했다.

핸드폰 1인미디어시대에 걸맞게 SNS의 달인이다.

대통령 출마에 권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시장은 하나의 수단이고, 시민단체 활동도 하나의 수단이다”라면서 “대통령, 할 수 있으면 해야지, 안 되니 못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저 놈 대통령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2~3% 생겨났다. 하늘과 민심의 문제다”고 했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맡을 수 있게 공부도 하고,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더 시대 흐름을 읽겠다.… 하지만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마지막 말끝을 흐렸다.

왜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이 사회 기득권 체제가 너무 강고하다. 그들이 볼 때 나는 너무 과격하고, 급진적이고, 너무 원론적이다. 그래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고백했다.

이 시장은 “내가 맞서는 상대는 단순히 보건복지부나 박근혜 대통령이 아니다. 기초적 정의조차 없고 힘이 진리가 되어버린 사회, 즉 굴절된 기득권 체제 전부”라고 말했다.

201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가 올해의 인물 선정을 위해 실시한 독자 투표에서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가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버니 샌더스의 한국어판 자서전 ‘ 버니샌더슨의 정치혁명’에 추천의 글을 썼다.

그는 추천사에서 “샌더슨이 꾸준히 선거에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그는 정치를 평범한 사람들,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수 있는 희망을 만드는 일로 보았고, 진심을 열고 주민들을 하나하나 만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판 ‘정치혁명’을 일으키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돌풍이 버니 샌더스 열풍처럼 한국에서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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