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로 인증샷'이 우수작? 철도시설공단 공모전 논란

문제헌 2016. 1. 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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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이벤트 논란.. 철도시설공단 측 "주의하겠다. 수상 취소 요구할 예정"

[오마이뉴스 글:문제헌, 편집:김준수]

최근 한 공공기관 SNS의 글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바로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페이스북 페이지다. 지난 12일 철도시설공단의 페이스북에서는 '철도와 함께한 순간'을 담은 사진을 공모하는 형식으로 '철도 포토제닉'이라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대표 우수작으로 선정되면 경품을 주는 사진 공모전이었다.

'철도 포토제닉' 수상작, 철도안전법 위반 논란
▲ '위험한' 철길 인증사진을 시상한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개최된 사진공모 이벤트에 선로에 올라가서 찍은 '위험한' 철길 인증사진이 첫번째 당선작으로 채택되었다.
ⓒ 한국철도시설공단
지난 19일 오후, 첫 이벤트 수상작이 발표됐다. 한 남성이 역 구내 선로에 내려가 찍은 기념사진이었다(해당 사진은 현재 철도시설공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 수상작에는 문제가 있다. 역 구내 선로에 내려가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사진의 배경은 영동선 정동진역으로 평소에도 많은 열차가 오가는 장소다. 이런 곳에서 선로에 올라서는 것은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또한 선로에 출입 및 통행을 제한하는 철도안전법 제48조 5항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 위법행위다.

해당 사진에도 "선로에 내려가 사진 찍는 것이 위험한 행동임을 모르느냐"는 댓글이 주로 달렸다. 또 "KTX가 지나가는 선로에 내려가서 사진 찍어도 시상할 거냐"는 지적이 달리기도 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한국철도시설공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기자가 철도시설공단 페이스북 담당자와 통화한 결과, "해당 행사는 홍보대행업체를 통해 진행한 것이다. 댓글 항의에 문제를 인식해서 글을 삭제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시설공단 측 담당자는 "해당 업체에 수상작 선정 취소를 요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사과문을 게재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담당자는 "현재 글을 삭제한 상태고, 따로 사과문을 올릴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시설공단 측은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철길 인증사진' 위험하다는 인식 필요해
▲ 철길 통행 제한 안내문 현재 철길은 철도안전법에 따라 통행 및 출입이 제한되어 있다. (사진속 표지판은 법률 개정 전에 만들어졌으며 현재는 철도안전법 제48조 5항으로 변경됨)
ⓒ 문제헌
선로에 내려가 기념사진을 찍는 '위험한' 철길 인증사진은 예전부터 문제로 지적됐다. 문제 사진의 배경이 된 정동진역은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면서 종종 '선로 인증사진'으로 논란이 됐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 문화 매체에서 선로를 따라 걷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선로 위를 걷는 모습이 낭만적으로 묘사되면서 선로 통행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무뎌지게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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