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세월호 녹취록 조작 사실로 확인

문형구 기자 2015. 12. 1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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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청문회 14일-2신:12시 30분] "진도VTS 보고 받고도 퇴선 지시 안 했다"

[미디어오늘 문형구 기자]

1차 세월호 청문회에 출석한 해경측 증인들은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장완익 특조위원은 이춘재 해경 본청 경비안전국장과 유연식 서해해경 상황담당관, 조형곤 목포해경 경비구난과 상황담당을 상대로 세월호와의 직접 교신을 여부와 퇴선 지시를 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배가 40도 이상 기운 상태에서조차 퇴선 명령이 실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해경 상황실들이 세월호의 상황을 파악하여 현장구조세력에게 상황전파와 지시를 하였다면 다수의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9시 4분경, 세월호 직원은 목포해경에 배가 40도 정도 기울었다는 말과  함께, 승객들을 갑판으로 대기시킨 게 아니라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는 위험천만한 지시를 했음을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상황에서도 목포해경은 이같은 신고 접수 사실을 관계기관이나 구조세력에게 전파하지 않았다. 

 
 
▲ 14일 서울YWCA 대강당에서 개최중인 세월호 청문회. 이치열 기자 
 

장완익 특조위원은 목포해경 조형곤 상황담당에게 ‘세월호 직원 강아무개씨가 9시 4분에도 전화를 했다. 그러면서 선내에서 움직이지 마시라고 방송했다는 아주 중요한 상황을 말했다. 이 상황을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조형곤 목포해경 상황담당은 “제가 상황실에 있었는데 직원이 저한테 보고를 안했다. 나중에 그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진도VTS와의 교신 등 구조구난의 난맥상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서 조현곤 증인은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로 일관했다. 

그는 자신이 감사원 감사에서 했던 진술에 대해서도 “제가 여러가지 상황을 봐서, 진술했지만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조형곤 목포해경 상황당담은 또한 3009함과 세월호의 교신여부에 대해서도 ‘기억이 안난다’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서해해경은 3009함과 세월호가 64마일 떨어져 있어서 교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감사원의 실험 결과 64마일 거리에서도 신호가 양호해 충분히 교신이 가능한 것으로 결론난 바 있다. 

유연식 서해해경 상황담당관도 ‘목포해경 상황실에 진도VTS를 통한 교신을 지시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구조구난)시스템이 상황이 발생하면 계속 보고가 올라온다”며 “보고가 없어 다른 지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연식 증인도 “여러 상황을 접하다 보니 잘 생각이 안난다” “오래돼서 기억이 안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 14일 서울YWCA 대강당에서 개최중인 세월호 청문회. 이치열 기자.
 

유연식 서해해경 상황담당관은 진도VTS가 참사당일 9시 25분경 비상탈출 여부를 묻자 “현지 상황을 잘 아는 선장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지시했고, 이는 진도VTS에 전달돼 구조 기회를 다시금 놓치고 말았다. 

그는 ‘진도VTS가 보고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탈출이 쉬운 갑판으로 안내하라, 퇴선하면 구조한다‘ 등을 진도VTS에 지시하고 이를 여러 구조세력에 전파해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다른 업무를 하다보니 다시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녹취록 조작, TRS 녹취록은 도대체 몇가지인가?

권영빈 특조위원은 해경의 녹취록 조작을 집중 추궁했다. 

유연식 서해해경 상황담당관은 민감한 녹취록 조작 문제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증언을 피해갔다. 

-증인은 어디서 녹취록을 받았나?

"상황실에 자료가 들어와서 복사해 갖고 있었다."

-증인이 최고 책임자 아닌가? 누구한테 받았는지 모르나?

"상황실에서 갖고 있길래 복사를 했다."

-어디서 들어왔는지도 모르는데 복사를 하나?

"그걸 아마 요구한 부서가 있었을거다. 상황실에 있길래 나도 하나 갖고 있었다."

-그럼 상황실에 있길래 그걸 복사한게 언제쯤인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시간이 좀 흐른 다음에 확보했다."

- 복사해 달라면서 어떻게 목포서에 들어왔는지 확인한 적 없다

"기억이 안 난다. 요청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 누가 요청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냐

"그렇다."

현재 검찰과 감사원 등 사정기관에 제출된 TRS 녹취록은 2가지이며, 해경이 이들 녹취록을 제출할 때 조작한 내용을 일치시키지 않음으로써 해경의 녹취록 조작이 드러난바 있다. 해경은 9시 18분경 ‘승객이 배 안에 있다’는 등 해경에 불리한 통화내용을 TRS 녹취록에서 삭제하고 제출한 것이다. 

권영빈 특조위원은 “재판 당시 구조 헬기 승무원은, 선내에 다수 승객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구조할 수 있었단 증언이 있었다”며 “정확히 메뉴얼대로 조직체계에 따라 진도VTS와 교신해서 123정에 알려줄 수 있었다. 이런 내용들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녹취록의 고의적인 조작을 추궁했다. 

이춘재 해경 본청 경비안전국장은 ‘녹취록을 여러개 만든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개가 되는 게 듣지 못한 것을 추가해서 업그레이드, 보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청문위원들은 TRS 녹취록 원본의 존재 여부를 물으며, 관련 판본들의 제출을 요구했다. 

 
▲ 14일 세월호 청문회장 앞에서 일인시위 모습. 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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