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고가 폐쇄' 첫 출근길 "정체 너무 심해"vs"예상한 정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윤다정 기자,최은지 기자 = "예상했었지만 너무 심하다." "이렇게 되면 택시도 제대로 안 설 것 같다."…"금방 익숙해질 것."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아."
서울역고가가 13일 오전 0시를 기해 폐쇄된 가운데 첫 평일인 14일 오전 우려했던 교통대란에 대해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서부역에서 만난 직장인들은 예상된 교통정체에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서부역에서 서대문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는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심하다"면서 "8시30분까지 회사에 가봐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지각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돌아가더라도 지하철을 이용했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택시나 버스나 다를 것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오전 8시쯤부터 만리재로에서 중림동 교차로, 염천교 교차로로 이어지는 주요 도심 구간은 택시와 버스, 일반차량 등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역 인근 곳곳에서 고가폐쇄로 인한 우회도로를 안내하는 표지판만이 도로 곳곳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택시기사 조모(62)씨는 "고가도로를 이용하면 5분이면 되는 거리가 지금은 20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조씨는 "아침 시간에 서부역에서 광화문, 서대문 쪽으로 넘어가는 직장인들이 많아 이쪽을 자주 들르는데 이대로라면 인근에서 택시도 설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보다 이른 오전 7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입구 부근 도로에는 차량운행을 통제하기 위해 서울시 교통지도과 직원들이 나와 안내를 돕고 있었다.
직원 박모(61)씨는 "우회도로가 있다는 인식만 있다면 고가도로가 폐쇄되더라도 현 상황이 정착될 때까지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김모(48)씨는 "염천교 방면 도로는 공덕동에서 출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길이 안 막힐 수는 없을 것"이라며 "출근할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괜찮지만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자동차를 몰고나온 시민들이 차량운행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호선 회현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3)씨는 "고가폐쇄 이후 출근 첫날이라 혹시 몰라 지하철을 타고 왔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일주일 정도 추이를 지켜보면서 차로 출퇴근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걱정에 휩싸였다. 상인 김모(48)씨는 "고가차도가 폐쇄된 전날 방문한 손님의 수가 그전보다 확연히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재래시장에 오는 사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도로가 생겨도 전보다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하철로 오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이날 중림동 교차로 인근에서 만난 상인 정모(44)씨는 "오전 8시까지 자재를 배달해야 하는데 길이 너무 막혀 차질이 생겼다"면서 "앞으로 매번 이런다면 남대문시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14일 오전 "폐쇄 후 첫 평일이지만 교통 흐름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300명 이상의 모범운전자와 서울시 공무원을 배치해 교통 흐름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시민들이 우회도로를 잘 선택해주셔서 교통 흐름이 괜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정도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 평상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기대된다"며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1970년 8월15일 개통한 서울역고가는 2000년 이후 지속해서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붕괴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서울시는 13일 자정을 기해 서울역고가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그러면서 숙대입구 교차로에 한강대로 방향 좌회전차로를 신설하고 서울역 교차로에 직진차로를 새로 만들었다. 아울러 8개 버스노선을 신설하거나 조정하고 지하철을 증편하는 등의 교통대책도 세웠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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