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성균관대가 교직원 채용 면접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견을 물어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행정고시 면접, 아모레 퍼시픽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국정화 등에 대한 의견을 물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도 ‘사상검증’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대학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지난 16일 진행된 교직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자들에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해당 면접에 참여했던 면접자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려 “면접관이 공통질문으로 교과서 국정화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물었다”며 “이에 (국정화의) 추진 의의와 폐단을 두루 설명했더니 ‘대답을 피하지 말라’며 찬성 입장인지 반대 입장인지를 재차 물어왔다”고 주장했다.

해당 면접자는 “이어 면접관이 ‘최근 시위에서 경찰이 과잉 진압을 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묻고, 이에 대해서도 또 찬반 의견을 물었다”며 “아무리 채용자가 갑이고 지원자가 을이라 할지라도 사상 검증을 강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면접에 참여했다는 한 면접자도 “우리팀도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시위 과잉진압에 대한 문제도 대놓고 경찰의 입장에서 서술해보라고 해서 다들 당황했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에서도 면접 과정에서 통상 이런 (시사적인) 주제가 질문에 포함된다”며 “어떤 사회적 이슈에 대해 논리적으로 답변을 하는지 여부를 보기 위해 일부 면접관이 질문한 것일 뿐, 사상검증의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 정준영 정책국장은 “채용 과정에서 직무 관련 자질,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평가를 해야하는데 개인의 생각을 검증하는 방식은 옳지 않은 방향”이라며 “면접에서까지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하나의 생각을 강요하려는 처사”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